북, 물가 폭등해도 주택가격은 폭락…시장 혼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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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북한에서 물가는 폭등하는 반면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코로나사태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북한의 경제난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안주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7일 “요즘 안주시내 중심에 자리한 두 칸짜리 아파트 살림집 가격이 2천달러로 폭락했다”면서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 말까지만 해도 한 채에 2만달러에 판매되던 고급 아파트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 사태로 중국산 수입품과 생필품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데 국내 주요 도시에서 인기를 얻고 있던 살림집 가격은 바닥으로 폭락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각종 생필품수입이 중단되면서 장마당 경기가 죽게 되고 장마당을 근거지로 돈벌이 하고있던 주민들이 생계난에 직면하면서 부동산시장도 잇따라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안주 중심지역의 고급 아파트는 코로나사태가 한창이던 작년 가을까지 집값이 내려갔다 해도 1만달러에는 판매되었다”면서 “그러나 살림집을 팔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사겠다는 사람은 없어 올해 들어 역 주변 아파트가 2천달러, 일반 단층 살림집은 한 채에 300달러로 폭락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 :"집 파는 게 다 각이해요. 좋은 집은 작년 안주시내바닥에서 1만달러로 내려가더니 4천, 5천달러 내려가다 지금 겨울되서 그런지 2천달러 불러요...아파트는 그래요. 원래 2만달러짜리야요...(121호)종이공장 단층집은 700달러 그랬어요. 사지 않아요. 300달러에도..."

소식통은 이어서 “코로나사태로 장마당 통제가 장기화됨에 따라 이제는 가지고 있던 장사밑천까지 다 까먹고 빈손으로 나앉은 사람들이 많다”면서 “빈털터리가 된 주민들이 종자돈을 마련하기 위해 살던 집이라도 팔겠다고 앞을 다퉈 가격을 내리다 보니 주택가격이 밑바닥까지 내려 앉고 말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 평성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8일 “코로나 사태로 중국에서 들어오던 상품의 공급이 장기간 중단되면서 평성장마당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평양서 멀지 않은 평성장마당의 도매 상품 공급이 끊기면서 도매 물건을 받아 하루벌이장사로 먹고살던 일반주민들이 생계를 위협받더니 지금은 도매장사하던 돈주들까지도 현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고급 아파트를 건축해 이를 팔아 큰돈을 벌던 부동산관련 돈주들이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는데 건설한 아파트가 팔리지 않자 아파트 가격을 대폭 할인해 건설 원가라도 뽑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면서 “코로나 사태 이전 5만달러였던 평성 역전동 아파트 판매가격이 지금은 3만달러로 내려가도 찾는 사람이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금까지 부동산시장을 틀어쥐고 있던 돈주세력들이 역세권 주택가격을 내리기 시작하면서 주변지역 아파트와 단층집 가격도 덩달아 내려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생활고로 인해 집이라도 팔아 목돈을 쥐려던 주민들이 이중 타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살림집법’ 제2조에는 “살림집은 소유 형태에 따라 국가소유살림집, 협동단체소유살림집, 개인소유살림집으로 나누며 살림집 소유권과 이용권을 법적으로 보호한다”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개인소유살림집은 1950년 이전에 지어진 개인주택으로 현재는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북한 살림집 90% 이상이 국가소유로 알려졌습니다.

국가계획과 국가적 투자로 건설된 국가소유살림집은 주민들에게 주택이용권만 넘겨주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사고팔수 없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살림집을 사고파는 부동산매매가 성행하기 시작했고, 이후 개인 돈주들이 국가기관 명의로 아파트를 건설해 판매하는 자본주의식 부동산시장이 형성되면서 지난 몇 년 사이 북한에서는 개인부동산 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