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생일선물 당과류 생산으로 설탕 값 급등

평양의 야외조의식장에서 설탕물을 마시는 북한 주민들 모습.
평양의 야외조의식장에서 설탕물을 마시는 북한 주민들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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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장마당에서 설탕이 품귀현상을 빚으며 가격도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당국이 김정일 생일(2/16) 선물용 당과류를 생산하기 위해 설탕의 유통과 판매를 통제하는데 따른 선물정치의 부작용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9일 "요즘 신의주장마당과 매점에서 판매되는 수입 사탕가루(설탕) 한 키로 가격이 내화 5만원으로 폭등했다"면서 "공장 노동자 2년치 월급을 훌쩍 넘어선 역대 최고의 가격을 기록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국경이 막히고 사탕가루가 긴급물자로 분류되어 소량만 수입되면서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지만 이처럼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12월부터"라면서 "최고존엄의 특별 배려라며 신정(1.1)에 어린이들에게 공급한 당과류 간식 생산이 12월에 시작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소량으로 유통되던 설탕 물량이 전부 식료공장 당과류 생산자재로 돌려지면서부터 설탕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또다시 광명성절 (2/16. 김정일생일)을 맞아 당과류선물 생산이이어지면서 지방식료공장들이 장마당에서 유통되는 사탕가루를 싹쓸이 하면서 사탕가루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수령의 명절선물로 공급될 당과류생산으로 인해 사탕가루뿐 아니라 밀가루, 콩기름 등 식자재 가격이 폭등하자 당국은 생산에 필요한 식품자재의 유통을 장악 통제하고, 선물용 당과류 생산비용을 주민들에게 세부담액수로 두 배로 높여 부과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설명절을 앞두고 세부담은 늘어나고 식품 자재 가격이 계속 급등하자 주민들 속에서는 당국의 선물정치 놀음에 신물이 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매번 선물정치의 후과로 고역을 치르는 건 우리들인데 왜 당과류 생산비를 주민들에게 떠넘기는지 모르겠다면서 우리 돈 내고 허접한 당과류를 받는 것이 최고존엄의 선물이 될 수 있냐"고 반문했습니다.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0일 "코로나사태로 식품자재원천이 고갈된 와중에도 당국은 지난 신정에 이어 광명성절(2/16)에도 당과류 선물을 생산하도록 각 지역 식료공장을 다그치고 있다"면서 "자금이 부족한 식료공장들은 가격이 비싼 수입산 밀가루나 사탕가루를 쓰지 못하고 가격이 싼 옥수수가루와 옥수수엿으로 당과류를 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때문에 장마당에서는 옥수수와 옥수수엿 가격이 오르고있다"면서 "당국의 선물정치가 장마당 물가를 올려 놓아 주민들은 서민을 괴롭이려는 놀음이냐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평안남도, 평안북도 장마당들에서 판매되고 있는 입쌀 한키로 가격은 현재 내화 3800원으로 지난 달과 비슷한 가격이지만, 옥수수는 지난 1월 한 키로당 2000원에서 2300원으로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환율은 1달러에 720원, 1위안화에 980원으로써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위안화 환율은 상승세 들어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