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들, 장래 불안감으로 신년운세에 매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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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설 명절을 맞으며 북한 간부들이 신년운세로 자기 운명을 짚어보는 일에 매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간부들은 김정은의 올해 사주팔자를 비밀리에 점쳐보며 올 한 해 김정은의 통치 성향을 짐작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국경지역으로 출장 나온 평양시의 한 간부 소식통은 10일 “출장 업무차 지방에 나온 김에 친척이 소개해준 점쟁이를 찾아가 새해운수(운세)를 몰래 봤다”면서 “점쟁이는 지난해 우리 모두가 겪었던 우여곡절 상황을 신통히 맞춰 유명해진 사람인데 내 사주를 보고는 올해는 관재수가 있으니 주의하라는 말을 해주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점쟁이가 말한 관재수라는 게 본인도 모르는 사이 잘못한 죄도 없이 처벌 받거나 감옥으로 끌려갈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이었다”면서 “얼마나 정확한 예언인지 잘 모르겠지만 지난해 숱한 간부들이 처벌받은 사건들을 생각하면 불안해서 일할 기분이 안 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실제로 지난해 평양에서만 코로나방역을 제대로 못했다는 이유로 숙청되거나 해임철직된 간부들이 부지기수이며 이는 모두 최고존엄의 즉흥적인 지시로 처벌받았다는 사실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면서 “올해도 작년보다 더 한 공포정치가 예상되고 있어 점쟁이에게 최고존엄의 신년운세는 어떤지 물어봤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뜻밖에도 점쟁이는 은밀하게 자신의 신년운세를 점치려 오는 높은 간부들 중에 최고존엄의 사주팔자와 신년운세를 물어보는 간부가 적지 않다고 말해주었다”면서 “생년월일과 이름으로 보는 (김정은의)사주에 따르면 올해 운세가 풀리는 일이 없고 주변의 일들이 복잡하게 꼬이는 것으로 되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동북지역에 주재하고 있는 북한의 한 무역간부 소식통은 11일 “해마다 당국이 관상이나 운세를 점쳐주는 미신행위를 가장 비사회주의적인 행위라며 강력히 통제하고 주민들에게 당의 품만 믿으며 살아가라고 역설하고 있지만 설 명절이 다가오면 신년운세를 보겠다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당국의 통제만 강화되어 살기가 고달파 주변환경이 답답하고 절망적일수록 북한 주민들은 점쟁이에 매달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신년운세는 일반 주민들도 알고 싶어 하지만 고위 간부일수록 더 알고 싶어 하는데, 그 이유는 김정은의 공포통치로 간부들의 숙청과 처형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기때문이다”면서 “대부분의 간부들이 언제 어떤 이유로 철직되거나 숙청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간부들은 자신에게 닥쳐올 액운을 미리 알고 대처하려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지금까지는 본인의 운세만 점쳐보던 간부들 속에서 올해에는 최고존엄 사주와 신년운세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말이 새어 나오고 있다”면서 “간부들이 최고존엄의 운세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지도자의 처신과 운세에 따라 나라의 흥망성쇠가 달려있고 간부들의 운명도 좌우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김정은의) 사주는 공식적으로 생년월일이 밝혀지지 않아 일부 간부들이 알고 있는 83년과 84년 1월8일생으로 보고 있다”면서 “김정은의 수명은 길지 않으며 실속을 따지는 계산형으로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서는 아무리 측근 간부라도 숙청을 주저하지 않는 잔인한 성격으로 알려지고 있어 간부들은 자신들의 앞날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