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내 북한병원 의료장비 부족으로 운영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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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지난해 7월 외화벌이 목적으로 캄보디아(캄보쟈) 프놈펜 외곽에 병원을 설립해 문을 열었지만 의료설비와 약품부족으로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시내에서 10km쯤 떨어진 외곽에 한 북한 병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병원은 지난해 북한당국이 외화벌이 목적으로 설립한 의료기관 인데요.

지난 11일 프놈펜에서 만난 한 현지 주민은 "지난해 7월 프놈펜 외곽에 처음으로 북한 병원이 들어와 문을 열고 외화로 치료비를 받으며 진료를 시작했다"면서 "이 병원은 (유엔의)대북제재로 인해 캄보디아 내 북한식당들이 폐업하거나 영업난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이에 대응해 새로운 외화벌이 창구로 설립한 것으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 현지인은 "북한병원을 책임지고 나온 대표는 북한체육성에 소속된 40대 남성이라는 말을 다른 북한의사로부터 직접 들었다"면서 "이 병원에서 벌어들이는 외화가 체육성으로 가는지 보건성으로 가는지는 해당 북한 의사들도 모르고 있어서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현지인은 또 "프놈펜 북한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모두 평양에 있는 병원들에서 오랜 기간 일하던 의사들이며 이들은 캄보디아 북한병원에서 장기간 근무할 목적으로 부부동반으로 나왔다"면서 "북한의사는 모두 열 명이며 이들은 프놈펜 외곽에서 월세가 제일 싼 허름한 셋집에서 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지인은 그러면서 "북한병원에 한번 가봤는데 병원 면적이 크지 않은데다 내부 시설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병원이라기 보다는 구멍가게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서 "이 병원에는 현지의 일반 서민들이 치료받으려 오긴 하지만 의료시설이 빈약하고 약품도 다양하게 갖추지 못해 환자가 많지 않아 병원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캄보디아 현지인은 "지금도 프놈펜에 김일성도로가 있을 정도로 북한과 캄보디아의 친선관계역사가 깊어 보이지만 캄보디아정부는 작년 북한 병원이 들어설 때 대북제재를 우려해 의료영업허가증을 발급해주지 않았다"면서 "이때문에 북한 병원은 몇 달 간 공식 간판을 달지 못하고 비법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현지인은 "몇 달이 지나서야 캄보디아 당국은 북한 병원에 영업허가증을 내주어 지금은 공식적으로 병원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지만 수술 설비 등 장비가 없어 계획된 외화벌이를 달성하지 못해 안달하고 있다"면서 "북한병원 의사들은 가끔 프놈펜 한인교회에서 기증해주는 약품으로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