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김정일 생일(2/16)을 맞아 당소속 온실에서 재배한 김정일화를 비롯한 생화를 주민들에 시장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당국이 꽃 장사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비난한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16일 “오늘 아침 광명성절을 맞아 운산군 (김일성,김정일) 영생탑 앞에는 주민들을 비롯한 기관, 기업소가 단체로 증정한 생화 꽃송이와 생화 꽃바구니가 줄줄이 놓였다”면서 “생화 꽃다발과 꽃바구니는 모두 당국이 김정일화온실에서 재배해 판매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일화온실은 운산군당에서 직접 관리하고 운영하는 당소속의 시설이다”라면서“해마다 온실에서는 선대수령들을 상징하고 있는 김일성화, 김정일화를 전문적으로 재배해 2월 16일(김정일생일)과 4월 15일(김일성생일) 평양에서 진행되는 김일성화, 김정일화축전에 전시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올해는 정기적으로 진행되던 김정일화축전을 개최하지 않고 온실에서 재배된 김정일화 등 각이 한 생화들을 시장가격으로 판매해 주민들이 꽃을 사 2월 16일 아침 (김일성. 김정일) 영생탑에 바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일반 생화 한 송이 가격은 내화 천원, 김정일화는 화분 한 개에 내화 1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김정일화를 화분 째 사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집에다 놓고 보는 관상용 화분으로 사용하려는 돈 많은 사람들이다”면서 “이를 두고 주민들 속에서는 신성한 꽃으로 떠받들던 김정일화가 이제는 당국의 돈벌이 상품으로 전락했다며 비웃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신의주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김정일 생일을 맞아 시당조직에서는 인민위원회를 비롯한 산하 기관들과 주민들에게 충성심으로 생화 꽃바구니와 생화 꽃송이를 구매해 태양상에 증정하도록 조직했다”면서 “추운 겨울에 싱싱한 생화를 판매하는 곳은 김정일화온실 밖에 없기 때문에 태양상에 헌화한 생화들은 전부 온실에서 구매한 것이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의 강매 조치에 따라 기관, 기업소에서는 집체로 돈을 모아 김정일화온실에서 생화 꽃바구니를 구매해 증정 사업에 참가했는데 생화 꽃바구니 한 개 가격은 20~30만원에 달한다”면서 “꽃바구니 가운데 김정일화가 많이 있으면 꽃바구니 가격이 두배로 비싸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각 기관 기업소와 주민들이 당 소속 온실에서 생화를 구매한 총 액수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며, 해당 자금은 전부 당 자금으로 입금되고 있다”면서 “주민들 속에서는 당국이 김정일 생일을 이용해 주민들에게 김정일화 등 생화를 판매하며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당국의 행태를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 출신의 한 탈북자는 “설날에 이어 김정일생일, 김일성생일 등 계기마다 평양사람들은 의무적으로 김일성, 김정일 동상이 위치한 만수대로 올라가 생화 꽃다발과 생화 꽃바구니를 증정해야 한다”면서 “이날 만수대언덕으로 올라가는 입구 주변에는 생화 꽃다발(내화 3만원-8만원)을 외화로 판매하는 꽃 판매소가 줄지어 있으며 이날 벌어들인 외화는 전부 당자금으로 입금된다”고 증언했습니다.
한편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 생일 등 4대 명절때마다 꽃 판매소는 생화, 혹은 조화를 주민들에 판매하는데, 주민들은 꽃증정 사업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에 할수 없이 꽃을 사야 합니다.
그러나 소식통은 올해는 꽃 판매소가 아니라 김정일화 온실에서 판매했다는 게 이례적이라며 그것도 조직적으로 구매하도록 강매조치했는데, 이런 현상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 원인에 대해 소식통은 코로나로 인해 김정일화 축전행사가 평양에서 진행되지 않았고, 이를 이용해 지방당국이 김정일 생일에 생화 꽃 증정사업이라는 조직사업을 함으로써 꽃을 팔고, 그 자금으로 김정일화온실 운영자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소식통에 따르면 꽃 증정사업에서 어떤 꽃을 증정하는지는 암묵적으로 대략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반 주민들은 꽃 한송이, 초급간부들은 꽃 다발, 기관이나 공장이 단체로 증정할때는 기관을 대표해 꽃 바구니를 증정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꽃바구니를 증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큰 사업을 하는 돈주의 경우인데, 돈주들은 충성심이 높아서가 아니라 대부분 100달러 짜리 꽃바구니를 증정하고 당의 신임을 획득하기 위한 것으로 꽃바구니 증정한 개인은 당기관에 통보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김정일화’로 불리우는 꽃은 1988년 2월 김정일 생일 46돌부터 소개되기 시작한 꽃으로, 일본 조총련계 원예학자인 가모 모도데루가 라틴 아메리카 원산지인 베고니아 뿌리를 20년간 연구한 끝에 개량하고 ‘김정일화’라고 이름을 붙여 김정일 생일선물로 바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고니아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인 ‘김정일화’는 10~20cm의 짙은 붉은 색 꽃으로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잎사귀에서 첫 꽃이 핀 다음 차례로 피어 올라가면서 10~15개의 꽃이 4달 이상이나 지속적으로 피며, 번식력이 강하여 기르기 쉬운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