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손바닥 뒤집듯 무역재개 지시 번복

0:00 / 0:00

앵커 : 북한당국이 코로나사태로 중단된 국경무역이 곧 재개되니 이에 대비하라고 각 무역기관들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무역부문 간부들은 손바닥 뒤집듯 무역재개 결정을 여러 번 번복한 당국의 지시에 반신반의 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평안북도 무역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간부 소식통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음력설이 지나자 각 무역기관들과 외화벌이회사들은 상부 기관으로부터 코로나로 중단된 국경무역이 3월 중순 이후에 재개될 수 있으니 수출입물자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무역회사 간부들은 이번에는 국경무역을 재개하는 게 맞는지 확실히 해달라며 상부기관에 따지고 든다”면서 “코로나 사태 후 국경무역 재개에 대비하라는 당국의 지시가 수차례 있었지만 이를 손바닥 뒤집듯 번복하고 있는 당국을 믿지 못해 무역회사 간부들은 이번 지시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현재 중국 단동과 심양을 비롯한 조선무역대방들이 밀집해 있는 동북지역에는 코로나 상황이 심하지 않아서 장기간 중단된 국경무역이 실제로 재개될 가능성은 있다”면서 “그러나 3월 중순 이후 코로나상황이 악화되면 무역재개 지시가 또 어떤 식으로 뒤집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당국의 지시를 불신하는 간부들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코로나 사태로 악화되고 있는 나라의 경제를 살려내는 방법은 중국과의 무역을 하루라도 빠르게 재개하는 길 밖에 없다”면서 “코로나 방역을 강화한다면서 우리가 먼저 국경을 닫고 무역을 중단했지만 중국과의 무역이 중단되면서 우리가 훨씬 더 심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무역 중단이 몇 달 더 지속한다면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고 있는 주민들의 생계가 극도로 악화되어 고난의 행군보다 더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지금도 주민들은 당국이 우리나라에는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없다고 선전하면서 국경무역은 왜 재개하지 못하냐며 앞뒤가 맞지 않는 당국의 태도를 비난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특히 봄철 농사를 앞두고 비료를 비롯한 영농물자가 중국에서 수입되지 않는다면 올해 농사까지 망할 수 있어 주민들의 식량난이 가중될 수 있다”면서 “당국이 무역회사들에 국경무역재개에 대비하라는 지시를 내려 보내는 것도 이 같은 실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봄철에 들어서면서 무역을 재개한다면 세관을 오가는 화물트럭들과 사람들에 대한 코로나 감염여부를 전수검사하고 이에 대한 방역 사업을 전개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지난 10일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은 중국 단동에서 배편으로 대형 방역 설비가 북한 신의주세관으로 운송되었으며, 신의주세관에는 화물 소독용 방역 설비가 대규모로 설치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