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CNC 공장이라며 널리 선전하던 평안북도 낙원기계연합기업소 공장노동자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해 집단적으로 공장에 출근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자들이 식량벌이를 위해 공장을 이탈하면서 공장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의주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11일 “요즘 신의주에 있는 낙원기계연합기업소에는 생계난으로 공장에 출근하지 않고 식량벌이에 나선 노동자들이 수 백 명에 달하고 있다”면서 “노동자들이 이처럼 집단적으로 출근을 하지 않고 장사에 나선 일은 처음이어서 연합기업소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기업소의 총 노동자 수는 1만명 정도 된다면서 “코로나사태로 공장이 멎어서고 월급과 배급이 장기간 미달되어 생활고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이 가족식량을 해결해야한다며 직장승인을 받은 후 출근하지 않기 시작하더니, 5월에 들어서는 수 백명의 노동자들이 공장승인을 받을 새도 없이 식량벌이를 해야 한다며 급하게 어디론가 떠나버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갑자기 공장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공장을 이탈해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이유는 지난 4월부터 중국과의 해상무역이 일부 재개되면서 조개, 꽃게 등을 양식하는 서해바다 외화벌이기지에서 일당 노동자를 대규모로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바빠 맞은 공장당국은 직장 이탈자를 잡아낸다며 공장 자체로 규찰대를 조직해 서해바다 기지들을 훑고 다니며 법석을 피우고 있지만 일부 노동자들만 잡아들여 공장으로 강제 출근시켰을 뿐 나머지 노동자들은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 넓은 바다에서 돈벌이를 하느라 신분을 숨기고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찾아내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김정은시대 들어 평안북도 낙원기계연합기업소는 각종 중장비와 공작기계 등을 생산하는 모든 공정마다 컴퓨터가 설치되어 부품을 제작하고 조립하는 과정이 CNC, 즉 컴퓨터수치제어장치에 의해 진행된다며 당국에서 요란하게 선전하는 기계공업부문의 대표적인 기업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요즘에는 신의주지역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를 꼽으라면 낙원기계연합기업소가 자리 잡고 있는 낙원동이 일 순위다”라면서 “이 공장은 선전용 공장으로 허울만 좋을 뿐 대북제재에다 코로나사태까지 겹치면서 강재수입이 안 돼 공장가동이 멈춰서더니 노동자들에게 배급한번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때문에 공장 노동자들은 아내들이 장마당에 판매할 두부를 만들고 나오는 콩비지로 끼니를 때우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면서 “그런데 해상무역이 일부 재개되면서 무역회사들과 외화벌이기지들이 고기잡이용 그물을 뜨거나 어선수리에 남성들을 일공(일용직)으로 고용한다는 소식에 공장을 떠나 저마다 식량벌이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공장측에서는 무단이탈 기간이 한 달 넘은 당원들은 출당시킨다며 경고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출당보다 더 무서운 일이 가족을 굶기는 것이라며 처벌을 각오하고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