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지난 5월 초순경, 중국 장백현 공안이 북한의 한 마약 밀수조직을 일망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공안의 조사과정에서 이 마약밀수 조직이 북한 보위성 요원들과 연계된 것으로 밝혀져 중국정부가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취급하고 있으며 북-중관계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현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국 장백현의 한 대북소식통은 23일 “요즘 (중국)장백현에서 남파입구로 가는 길에 새로운 초소가 두 개나 늘어나 장백국경에서 오가는 버스와 택시 등 차량 검문검색이 한층 강화되었다”면서 “장백과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북조선(혜산)에서 빙두(필로폰)를 중국으로 밀수하던 큰 손들이 이번에 장백 공안에 검거된 이후 검문검색이 심해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에 대량의 빙두를 밀수하고 있는 북조선 사람들은 개인밀수꾼이 아니라 북조선 권력기관의 비호를 받는 국가주도의 외화벌이 조직”이라면서 “이들은 상습적으로 북중국경도시 혜산-장백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빙두를 중국에 들여와 외화벌이를 해왔는데 지난 5월 초 이들 밀수조직이 장백 공안에 체포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공안에 체포된 마약밀수조직의 조직원들은 얼마전 중국으로 탈북한 북조선 보위성 간부를 검거한다는 목적으로 중국에 파견된 보위성 체포전담반 성원들임이 조사과정에서 밝혀졌다”면서 “과거에도 북조선 보위성 성원들이 탈북자 색출을 목적으로 중국 국가안전국의 도움을 받으며 중국에 자주 드나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들은 지금까지 탈북자 검거를 이유로 중국 국가안전국의 협조를 받아 중국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는데 중국국가안전국 간부들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해 중국에서 마약밀매를 통이 크게 벌린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옌지(연길)시의 대북 소식통은 “지난해부터 중국에 파견된 보위성인력이 천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장백, 연길, 심양 등지에서 비밀리에 활동하면서 간부층 탈북자를 잡아들이거나 북조선과 관련된 정보수집활동을 하는 동시에 필로폰밀수로 외화벌이를 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 보위성 성원들의 출입국과 중국 내 활동을 중국국가안전국 요원들이 도와준 것은 사실이지만 안전국 요원들이 이들의 빙두 밀수를 알고 있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중국 당국이 웬만한 밀수는 눈감아 주고 있지만 마약관련 밀수는 철저히 단속해 왔기 때문에 북조선 측이 안전국 요원들에게는 마약밀수 사실을 숨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북조선에서 생산된 마약이 중국 마약암거래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된 것은 오래된 일이며, 북조선 마약은 중국을 거쳐 미국, 일본, 한국 등지에도 유입되고 있다”면서 “중국정부는 이번 장백에서 발생한 마약밀수사건을 엄중히 취급하면서 사건과 연관된 국가안전국 간부들을 철직시키는 한편 북조선 측에 마약밀수행위에 대해서는 관용없이 엄중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금까지 중국당국은 공안이나 변방수비대 등 자국의 사법기관과 연관된 북조선 보위성사람들의 웬만한 비리는 눈감아 주는 편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마약밀수조직의 검거를 시작으로 중국 당국은 마치 북조선 측의 범법행위와 전쟁을 선포한 것처럼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