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모내기전투가 한창인 가운데 벼모(모판)가 부족해 모내기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지역에서는 다른 농장의 모판을 훔쳐내 모내기를 진행하는 농장도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은산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6일 “지난 15일부터 은산군에서 모내기전투가 시작되었지만 협동농장들의 모내기실적은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면서 “모내기 전에 준비되어 있어야 할 모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른 봄부터 각 농장에서는 모내기에 필요한 모판 공급량을 정확히 계산해 벼모를 키웠지만, 코로나사태로 무역이 막히면서 모판에 필요한 영농자재가 공급되지 않아모판의 벼모가 절반이상 죽거나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처럼 농장들의 모판 준비상황이 형편없이 저조한데도 당국에서는 농장간부들에게 당이 제시한 5개년계획의 첫해인 올해 알곡생산목표를 수행하려면 튼튼한 벼모를 길러 최적기에 모내기를 끝내야 한다며 간부들을 다그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모판은 부족하고 위에서는 계속 조건타령하지 말고 모내기전투를 질적으로 끝내라고 강요하다 보니 일부 농장에서는 야밤에 다른 농장 모판을 훔치기도 한다”면서 “모판을 도둑맞은 농장들은 주야로 모판을 지키기 위해 경비조를 별도로 조직하는 웃지 못할 현상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용천군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며칠 전 용천 농장에서도 모내기 하루 전 농장모판에서 모뜨기를 해놓고 논밭에 실어 나르기 위해 무지로 쌓아놓았던 벼모를 하루 밤새 도둑맞는 어이 없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살기 힘들어 개인 집을 털어내는 도적은 많이 보았어도 밤 사이에 농장 벼모를 도둑맞는 사례는 처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모판 도적까지 나오게 된 배경에는 비료를 자체로 장만하지 못한 농장들에서 모판에 뿌려야 할 비료가 부족해 벼모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다 보니 벼모가 부족해 모내기를 못하기 때문이다”라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달 말까지 모내기를 80% 이상 끝내지 못한 농장 간부들은 모내기전투 중간총화에서 책벌을 받게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바빠 맞은 농장간부들은 아래 단위 조직인 작업반장들에게 모내기를 다그치라고 무조건 내리 먹이고, 작업반장들은 분조장들을 닥달하고 있지만 모판이 있어야 모내기를 진행할 게 아니냐”면서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장 분조장들이 나서서 다른 농장의 모판을 훔쳐오는 한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