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평안남도의 각 청년동맹조직들이 청년들을 대상으로 평양어(평양말)를 문화어로 사용해야 한다는 사상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요즘 북한 젊은이들 속에서 유행하고 있는 서울말을 반사회주의언어라고 비판하면서 혁명전통을 이어받은 평양어가 표준언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3일 “요즘 평안남도내 청년동맹조직들이 청년동맹원들에게 평양어의 우수성을 집중교육하고 있다”면서 “평양어는 혁명의 수도 평양을 중심지로 민족적 특성을 가장 순결하게 고수하고 발전시킨 우수한 언어라면서 청년들은 반드시 평양어를 표준 문화어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교육 강사는 평양말이 선대수령들의 주체언어사상과 이론을 철저히 구현하고 우리 인민의 자주적 요구와 이익에 맞게 목적의식적으로 발전시킨 인민들의 기준 입말이라고 주장했다”면서 “지금 남조선의 서울말을 쓰고 있는 청년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청년들은 사회주의조선어를 배척하고 반사회주의언어를 유포하는 행위라며 거세게 비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평양어에 대한 사상교육이 끝난 이후 청년동맹조직에서는 사소한 대화라도 서울말을 쓰는 청년들에 대해서 가차없이 사상문제를 보겠다(문제삼겠다)며 엄포를 놓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러나 이미 도시 젊은이들속에서는 손전화로 남조선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서울말을 따라하는 바람이 분지 오래되었다”면서 “젊은 처녀들도 교양있고 부드러운 서울말을 쓰는 총각을 문명하고 멋진 도시남자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올해 중앙에서는 청년들속에서 퇴폐적인 자본주의문화를 철저히 배격하고 혁명적이고 건전한 도덕기풍을 국풍으로 세우라는 사상사업을 지속하고있지만 이번처럼 젊은이들의 말투까지 시비하며 통제한 사례는 드물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젊은이들은 평양말을 써야 품위가 높아진다는 당국의 교육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북쪽지방(양강도, 함북도)에서는 평양말과 완전히 다른 북쪽 특유의 말씨를 사용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북쪽사람들은 모두 품격이 부족한 사상교양대상이 되는 것이냐 면서 평양말을 문화어라고 주장하는 당국을 비웃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혁명의 역사적 전통을 가지고 있는 평양말도 중요하지만, 평양어 교육에 수령의 사상성을 강요하는 건 오히려 순수한 우리 언어 전통을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남조선도 공화국의 일부라는 당국의 주장대로라면 서울말도 우리 말인데 반사회주의언어로 규정하는 건 당국이 언어의 분단을 의도적으로 조장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