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생활고로 꽃게잡이 일자리도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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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요즘 북한 서해안 지역 주민들이 저마다 꽃게잡이 어선을 타려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소식입니다. 극심한 생활고에 얼마간의 식량이라도 벌기 위해 꽃게잡이 일공(일당벌이)에 나서려는 것이지만 일자리 얻기가 쉽지 않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안북도 용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6일 “며칠 전 서해바다에서 꽃게잡이 하고 있는 외화벌이회사에서 꽃게잡이 일공을 고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갔지만 나이가 많다고 채용해주지 않았다”면서 “바다에 나가 꽃게잡이 일공을 하려면 40대 안팎의 젊고 힘이 있는 남성이어야 한다는 게 외화벌이회사의 채용조건이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날 일공 선발은 용천군 읍내에서 멀지 않은 외화벌이회사 사무실 마당에서 진행되었는데, 꽃게잡이 일공을 해서 식량벌이를 하겠다며 타지에서 달려 온 젊은 남성들만 20여명이 넘었다”면서 “20여 명 중에 10명 만 뽑혀 채용이 되었는데 경쟁률이 생각보다 치열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젊은 남성 중에서도 얼굴에 핏기가 없고 허약한 사람들은 바다에서 주야간 숙식하며 일해야 할 꽃게잡이에서 힘을 쓸 수 없다며 퇴짜 맞았다”면서 “퇴짜 맞은 남성들은 어떻게 해서든 일공으로 고용되어 돈을 벌어보겠다며 또 다른 어선을 찾아다녔지만 꽃게잡이 일공으로 일하겠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자기지역으로 되돌아간 사람들이 더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 증산군의 한 주민 소식통도 “요즘 증산군 서해바다지역에서도 배(어선)를 가진 외화벌이기지장들이 어선과 조개양식장에서 일하는 일공을 모집하고 있다”면서 “외화벌이기지에 고용되면 공장월급보다 두 배 이상 일당 노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공으로 채용되는 것도 경쟁률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일공 중에는 공장 종업원으로 등록되어있는 젊은 남성뿐 아니라 가두여성(주부)들도 몰려들고 있어 채용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이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일공을 고용하는 선주에게 담배 등 뇌물을 바치면서까지 일공으로 받아줄 것을 간청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일공으로 채용된 남성들은 대부분 어선에서 며칠간 숙식하며 꽃게 잡이 노동을 하고, 여성들은 어선에서 선원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식모로 일하거나 잡아올린 꽃게가 죽지 않도록 꽃게가 들어있는 수조에 산소를 넣어주는 등 잡은 꽃게를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서해바다에서 잡아들인 꽃게는 산채로 전부 해상밀수로 외화를 받고 중국대방에게 팔아 넘기고, 죽은 꽃게는 소금에 절여 두었다가 항구로 돌아온 후 지역 장마당에 넘겨 판매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벌어들인 외화와 내화는 필요경비를 제외하고 모두 충성자금으로 바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