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국가보위성을 동원해 탈북자규탄집회에 불만을 제기하는 주민들을 색출해내 체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1일 “평안남도 화학연합기업소의 한 노동자가 담당보위지도원의 호출을 받고 보위부에 간지 이틀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고 있다”면서 “그는 지난 6일 탈북자규탄집회에 참가하고 나서 가까운 지인에게 탈북자들이 정말 영짜(큰 일하는 인물)라고 말한 것이 보위부원의 귀에 들어가 잡혀 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화학연합기업소 청사 앞마당에서 각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이 강제 동원되어 탈북자쓰레기를 쓸어버리자는 군중집회가 진행된 데 이어 다음 날 또다시 청년조직들의 반공화국적대행위를 규탄하자는 시위행진이 있었다”면서 “행진 이후 공장 보위부는 군중집회 참가자들의 반응을 비밀리에 조사해 불참자들과 집회를 두고 뒷말을 한 세명의 청년들을 연이어 잡아들였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이 국가보위부를 동원해 탈북자규탄집회에 대한 주민 여론에 예민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은 해당 집회가 최고존엄의 권위를 지켜내자는 정치적 선전선동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앞으로 또 누가 보위부 조사망에 걸려들어 잡혀갈지 모르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그러나 당국이 최고존엄을 건드린 탈북자를 쓸어버리자며 선전선동과 강제동원 집회를 연이어 개최하고 이를 비난하는 주민들을 강하게 단속할수록 최고존엄에 대한 민심은 싸늘해지는 역효과를 불러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주민들은 탈북자를 ‘적’으로 상대할 만큼 남한에 있는 탈북자들의 힘이 커진 게 아니냐며 당국의 과민반응에 의문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2일 “지난 7일 지역 당조직에서는 모내기를 마무리하느라 바쁜 농민들을 불러 모아놓고 탈북자들이 하늘의 태양에 주먹질했다고 비난하면서 민족반역자들을 때려잡는 심정으로 농사에 전념하자고 추동을 하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의 이 같은 선전에 일부 농민들은 갑자기 당국의 계급적 원수가 미국에서 탈북자들로 투쟁 대상이 바뀐 것이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우선 (평안북도) 용천지역만 보아도 보위부를 비롯한 사법간부들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은 뇌물을 많이 뜯어낼 수 있는 탈북자 가족과 밀수꾼들이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금까지 당국은 주민강연회 때마다 남조선으로 간 주민들을 비법 월경자라며 비난했었는데 왜 요즘들어 탈북자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면서 강한 투쟁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탈북자라는 용어를 새롭게 접한 주민들은 탈북자들이 남조선에 성공적으로 정착해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을 도와줄 뿐 아니라 최고존엄에 대한 비난도 할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하는데 대한 부러움을 키워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