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평안남도 지방정부가 개인돈주들의 투자를 받아 순천에 시멘트생산기지를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방정부가 개인 돈주들의 자금을 받아 운영난에 처한 공장 기업소를 살려내고 경영을 맡기는 일은 있어도 국가기간산업인 시멘트공장 건설자금을 개인 투자자로부터 끌어들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들어 북한 당국은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난국을 타개하자며 지방정부에 자력갱생 정신을 연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금이 부족한 지방정부들로써는 당정책을 관철할 방법이 없어 개인돈주들을 공장 기업소 운영에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닿은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15일 “요즘 순천에는 개인돈주들이 돈을 들여 완공한 시멘트생산기지가 들어서고 꽤 많은 량의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다”면서 “지방정부가 직접 개인 돈주들의 자금을 끌어들여 시멘트를 생산하는 기지를 완성하고 공장 운영도 개인 돈주들에게 맡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방정부가 시멘트공장을 돈주들이 건설하고 운영까지 하도록 독려하고 나선 것은 중앙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 수행을 위해 지방정부에 지역자원을 모조리 찾아내 지방경제를 발전시키라고 독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평안남도 순천에는 석회석과 석탄매장량이 풍부해 시멘트생산기지를 늘려야 하지만 공장 건설자금이 없어 고심하던 지방정부가 개인돈주들에게 공장건설과 운영을 맡기는 방식으로 시멘트공장 증설에 나섰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순천에 개인 투자로 새로 들어선 시멘트생산기지의 특징은 시멘트 생산이완전히 분업화 되어있다는 것”이라면서 “시멘트원료인 석회석을 생산하는 기지가 따로 있고, 석회석원료를 소성로에서 구워내 크링카로 만드는 기지, 그리고 크링카를 분쇄해 시멘트로 만드는 기지가 각각 협업을 벌여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으며 각각의 생산기지는 서로 다른 돈주들이 운영을 맡아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개인돈주들이 건설한 생산설비는 명목상으로는 국영공장으로 구분되고 있지만 기존의 국영공장처럼 자동화시설이 있거나 규모가 크지 않고 반자동설비로 가동되고 있어 기존의 국영공장 시멘트보다 강도가 떨어져 미장용 시멘트나 내부공사용 시멘트로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현재 순천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기존의 국영공장에서 생산한 시멘트 도매가격은 톤당 50달러, 개인이 운영하는 공장의 시멘트는 톤당 40달러이며, 시장 환율은 1달러에 내화 5350원입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미국의 경제제재와 코로나사태로 경제의 출구가 꽉 막히자 당국에서는 지방정부에 중앙만을 바라보지 말고 지역자원을 모조리 찾아내 자력갱생으로 지방경제를 발전시키라고 다그치고 있다”면서 “하지만 지방정부도 자금이 있어야 땅속에 묻혀있는 석탄이라도 캐내서 자체생산기지를 꾸리고 국가계획을 수행할 수 있는게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런 사정으로 인해 순천시뿐 아니라 각 지역의 지방정부가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 과업수행을 위해 개인돈주들을 끌어들여 각종 건설자재와 생필품을 만들어 장마당에서 판매하고 있다”면서 “중앙에서는 틈만 나면 장마당을 중심으로 한 시장경제를 통제하려 하지만 지방정부들은 오히려 개인돈주들을 끌어들여 장마당 시장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