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사사여행자 중 미귀국자를 ‘탈북자’로 지명 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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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친척방문 비자로 중국을 방문중인 사사여행자들에 대한 일제조사를 진행하고 비자기간이 만료되었는데도 귀국하지 않는 주민들을 '탈북자'로 지명 수배하도록 지시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8일 “며칠 전부터 남신의주 보위부가 친척방문으로 비자를 발급받아 중국으로 출국한 사사여행자들을 재조사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는 사사여행자들은 코로나 사태와 상관없이 조국을 배반한 ‘탈북자’로 지명하고 잡아들이라는 당국의 지시가 보위부에 내려왔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보위부의 조사 결과 남신의주를 비롯한 평안북도 지역에는 친척방문으로 중국으로 출국한 사사여행자들 중 절반도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면서 “귀국을 포기한 사사여행자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일하면서 돈벌이를 하거나 남한으로 가서 정착해 (북한의)가족들에게 돈과 물품을 보내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금까지 보위부는 귀국하지 않고 있는 사사여행자들을 눈감아주면서 이들의 가족으로부터 뇌물을 뜯어내 보위부 운영자금을 마련해왔다”면서 “그런데 당국이 갑자기 체제를 보위하는 국가보위부가 탈북자들에게 휘둘린다고 생각해서인지 사사여행자들까지 탈북한 반역자로 때리기에 나섰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러나 사사여행자들까지 탈북자로 규정하고 강제 북송한다면 남조선에 정착한 수만 명에 달하는 탈북자들까지 합쳐 당국을 원망하는 ‘적대세력’은 더 커지게 된다”면서 “탈북자들과 연계된 수 십 만명에 달하는 가족과 친인척들이 전국 각지에 살고 있는 데, 이는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4월 함경북도 청진에서 중국의 친척방문을 위해 중국으로 출국한 한 주민은 19일 “어제 008로 시작되는 국제전화번호가 내 핸드폰으로 들어와 전화를 받아보니 엄마가 전화해 놀랐다”면서 “‘당에서 너를 믿고 중국으로 보냈는데 당장 나오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엄마 전화를 듣는 순간 보위부의 작간(공작)으로 눈치 채고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 보위부는 귀국하지 않고 있는 사사여행자들의 가족을 보위부로 불러들여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사사여행자에게 국제전화를 강제로 걸도록 하고, 제 발로 귀국하지 않으면 가족들까지도 탈북자의 가족으로 처벌받을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청진 주민 :"우리가 마음이 나빠서 안나가나요. 정치가도 아니고, 나라가 못사니까 그저 가족먹여 살리느라 이러는데... 주체사상이라는 게 뭐야, (수령을 믿지 말고)내 운명은 내가 개척해야 한다는 거잖아요...내 힘으로 뻗쳐내서(이겨내서) 돈버는 게 목표에요…조선에서는 돈 없으면 죽은 목숨이고 돈만 있으면 배 내밀고 다니거든요..."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당장 고향으로 귀국하고 싶지만 (북한은)열심히 일하고 장사를 해봐도 살기 힘든 나라에는 돌아가고싶지 않다. 내라도 중국에 남아 가족을 살려야 하지 않겠냐”면서 “저놈의 나라는 반드시 망할 텐데 그때를 대비해 열심히 돈을 벌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이전 올해 1월까지 사사여행자가 중국으로 출국했고 현재 수배 대상은 지난 5년 간 출국했다 귀국하지 않고 있는 북한 주민들입니다. 또 북한 당국이 발급하는 사사여행자 비자의 유효기간은 보통 60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