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이번시진핑 중국주석의 방북 일정은 북한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주도로 체제선전에 이용하기 위해 철저한 각본에 의해 짜여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환영행사에 동원된 시민들에게 조선옷(한복) 대신 자유복장을 지시하고 금수산태양궁전과 당중앙청사에서 환영행사를 가진 것은 중국정부가 김정은체제를 인정한다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정치전략이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으로 출장 나온 평양시의 한 무역일꾼은 21일 “어제 평양을 방문한 중국 습근평주석을 환영하느라 평양시민들과 대학생, 예술단을 비롯한 유치원아이들이 새벽부터 동원되어 고생을 했다”면서 “환영행사는 중앙당 선전선동부 행사과에서 인원구성부터 복장, 행사장소, 꽃다발 모양과 환영구호에 이르기까지 치밀하게 조직하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1호행사로 조직된 이번 행사가 기존 행사보다 특이한 것은 습근평주석이 내리는 순안국제공항에서 금수산태양궁전으로 가는 연도 환영에 동원된 시민들에게 조선옷이나 정장을 입어 딱딱한 느낌을 주지 말고 자유로운 복장을 갖추도록 했다”면서 “꽃다발도 단체로 일률적으로 맞춰서 흔들지 말고 자연스럽게 손을 흔들도록 조직한 것이 놀랍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 9월 남조선대통령의 평양방문 환영 행사에서는 여성들은 모두 고운 조선옷을 입고, 남성들은 정장을 입어 민족성을 강조하도록 조직했다”면서 “그런데 이번에는 환영 군중 일부를 입체교(육교)에 배치하는 등 주민들의 옷차림과 환영모습을 자유롭고 개방된 모습으로 꾸며내면서 조선도 중국식 개혁개방의 분위기로 가고 있음을 연출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평양시의 한 간부 소식통은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중국 습근평주석을 환영하는 행사분위기는 순안국제공항, 연도환영과는 그 양상이 달랐다”면서 “환영행사에 참가한 여성들은 일제히 조선옷을 입고 남성들도 넥타이에 와이셔츠를 착용하도록 지시해 김일성사회주의 고수와 김정은 체제의 일사분란한 모습을 중국에 과시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사회주의조선의 시조로 선전되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수반으로 초대된 습근평 환영 행사를 조직한 것이야말로 당 선전선동부의 대단한 꼼수”라면서 “2차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체제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중국 주석을 초청해 전례없는 환대를 베풀면서 앞으로 체제수호에 중국의 힘을 이용해보겠다는 전략”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오늘 혁명의 심장부로 알려진 당중앙 본부청사에서 조-중수뇌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을 선전매체들이 ‘불멸의 화폭’이라고 보도하면서 조-중 두나라는 혈맹으로 맺어진 국가라고 선전했다”면서 “그런데 기념촬영에서 리설주가 조선옷을 입고 등장한 것은 전례없는 환대로 중국의 비위를 맞추고 있지만 사회주의조선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복장을 통해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노동신문이 ‘습근평동지가 복잡한 국제관계로 하여 긴요하고 중대한 과제들이 나서는 속에서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중국 당과 정부가 조중친선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고 선전하였지만 지금 간부들은 미중 간 무역전쟁의 와중에서 습근평이 왜 조선을 방문했는지 그 내막을 모르지 않는다”면서 “습근평이 하필 이 시기에 평양을 방문하는 것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조선을 지렛대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