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요즘 북한 지방도시에서 운행되는 개인 택시들이 승객들에게 코로나 방역용 마스크를 제공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개인 돈주들은 합승택시 승객들에게 무료로 1회용 방역마스크를 나눠주며 손님을 유치하고 있다고 현지 주민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30일 “어제(29일) 함흥에서 출발하는 농구망(승합차)택시를 타고 다섯 시간 만에 평성에 도착했다”면서 “택시에 올라 차비를 지불하니 택시를 운영하는 개인 돈주가 방역마스크를 공짜로 주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코로나사태로 인한 이동제한으로 멈춰섰던 택시, 버스 등 서비차량의 장거리 운행이 일부 완화되면서 택시를 운영하는 개인 돈주들이 마스크를 서비스하며 손님 확보에 나선 것”이라면서 “마스크 서비스는 주로 장거리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제공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단거리 택시는 손님으로 부터 받는 비용이 방역 마스크 한 장 가격과 거의 맞먹어 마스크를 공짜로 제공할 수 없다“면서 “지방에서 운행되는 단거리 택시 비용은 20리(10km)를 가는데 내화 4천원이지만 장거리택시는 기본이 인민폐 100위안을 지불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현재 평양, 라선, 신의주 등지의 공장에서 생산해 시장에 판매되는 방역마스크는 한 장에 내화 3천원, 중국 수입산 마스크는 5천원,유엔 마스크라고 불리우는 한국산 마스크는 1만원 이상에 판매되고 있다”면서 “장거리택시를 운행하는 돈주들이 서비스로 주고 있는 방역 마스크는 대부분 3천원 짜리 국산 마스크”라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코로나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민생 악화에 대한 우려때문인지 당국은 주민들의 장사에 이용되고 있던 장거리 택시들과 버스의 운행을 완화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증명서가 없어도 초소마다 뇌물을 찔러주고 무사 통과할 수 있는 택시를 이용해 장삿길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개인택시를 타고 여행증명서를 검열하는 초소는 통과할 수 있어도 방역당국의 초소는 쉽게 통과할 수 없다”면서 “방역초소에서는 택시 탑승자들의 마스크 착용과 고열이 있는지 여부를 깐깐히 검열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방역당국은 택시에 탑승한 주민들 중에 마스크 미착용자가 한명이라도 단속되면 탑승자 전원을 모두 격리시설에 보내고 택시차량까지 압수하고 있다”면서 “이에 장거리 택시를 운영하는 돈주들은 택시이용고객들에게 마스크를 미리 서비스하면서 초소를 빠르게 통과해 운행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지난 1월 말부터 신형코로나비루스 감염 확산에 대처해 주민들의 지역 간 이동과 택시 등 서비스차량의 운행을 제한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지난 5월 말부터 이동제한 조치들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는 데, 이는 코로나 사태로 주민들의 생활난이 악화되면서 당국을 향한 민심이반을 의식한 것이라고 내부 소식통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