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김일성, 김정일 시신이 보관된 금수산태양궁전에 정기적으로 기금을 헌납하도록 주민들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4일 “오늘 평안북도에서는 각 공장 기업소 대표가 모인 가운데 ‘김일성·김정일기금 증서’ 수여식이 진행되었다”면서 “기금 증서는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에 충성의 자금을 기부한 당원들과 근로자들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수여식에서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최고의 성지로 훌륭히 꾸리는 사업에 충성자금을 바친 기부자들의 깨끗한 충성심을 따라 배워 김일성·김정일 기금운동에 한사람같이 참여하라는 선동 연설이 있었다”면서 “당에서는 금수산태양궁전에 기금한 기부자들에게 표창과 우대사업을 할 것이라면서 모든 근로자들에게 정기 기부금을 바칠 것을 강요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충성으로 바치는 정기 기부금은 김일성·김정일기금위원회의 재정원천으로써 조국의 번영과 인민의 행복을 위해 한 생을 공헌한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를 생전 모습으로 영원히 높이 모시고 대원수님들의 유훈을 받드는 사업에 귀중한 혁명자금으로 쓰이게 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행사진행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회의참가자들은 민생은 외면하고 수령들의 시신을 보존하는 비용을 확보하느라 기부금 운동을 강제하고 있는 당국의 처사에 기가 막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양강도에서도 7월 8일을 맞으며 금수산태양궁전에 김일성·김정일기금을 바친 주민들에게 훈장과 표창장을 수여하는 행사가 있었다”면서 “표창장 수여자는 대부분 중국과 밀수를 하는 밀수꾼들이어서 놀랐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국경지역에서 밀수 통제가 강화될수록 큰 밀수상인들은 사법망에 단속될 경우, 뇌물을 고여서 살아나기보다는 수만 위안 씩 통 크게 김일성·김정일기금(금수산태양궁전)에 기부해 당적 신임을 얻어 처벌을 피한다”면서 “이렇게 풀려나면 이들에게는 국가주도의 밀수를 맡아 할 수 있는 밀무역의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지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해마다 금수산태양궁전에서 김일성·김정일 시신을 보존하는데 많은 돈이 탕진되고 있다는 사실은 양강도 산골에서도 웬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면서 “불법 밀거래를 일삼는 밀수상인들의 기부금으로 수령들의 시신이 보존되고 그 댓가로 내놓고 밀무역을 할 수 있는 표창장을 수여하는 조선의 현실에 주민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앞서 올해 3월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는 북한 당국이 김일성, 김정일 시신 방부처리를 위해 연간 약 40만 달러를 지출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 매체는 러시아 과학자들이 이들 2명의 시신이 부패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2016년 공개했던 레닌의 시신 보존비용이 연 20만 달러임을 감안할 때 김일성, 김정일 시신 관리에도 1인당 20만 달러 씩 연 40만 달러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지난 2011년 AFP 통신은 김일성 주석 시신 방부 처리에 참여한 러시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러시아 ‘레닌연구소’ 측에 1994년 사망한 김일성의 시신 방부 처리 대가로 당시 100만 달러를 지급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