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김일성 사망 26주기(7월8일)를 앞두고 선대수령의 신격화 선전과 추모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러나 20대 이하 청소년들은 김일성을 '옛날 할아버지'정도로 여기면서 당국의 신격화 선전을 외면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용천군의 한 주민소식통은 6일 “7월 8일 수령님 서거한 날을 맞으며 용천군 농촌지역에서는 농근맹조직(농업근로자조직)과 청년동맹 조직별로 김일성회고록 연구발표회를 개최하는 등 곳곳에서 추모행사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면서 “논판 입구에도 수령님을 추모하는 이동식 속보판들이 설치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전주대(전신주)에 매달린 확성기에서는 ‘수령님은 하늘이 낸 위인이며 인민을 위해 한생을 바친 태양’이라는 조선중앙방송의 선전문구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수령의 대를 이어 주체혁명위업을 이어가고 있는 김정은원수님도 세계를 주름잡는 걸출한 정치가라며 김정은의 신격화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나 20대이하 청소년들은 김일성을 ‘옛날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당국의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 신격화선전에 무관심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요즘 청년들은 고난의 행군 이후 장마당세대로 태어난 세대여서 당의 신격화 선전이 먹혀 들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학생들은 김정은을 ‘아버지 원수님’으로 김정일을 ‘할아버지 대원수님’으로 불러야 한다면 김일성에 대해서는 ‘증조 할아버지’로 불러야 맞지 않냐며 3대째 세습되는 김씨일가에 대한 신격화선전을 비웃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날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도 “요즘 청년들은 부모세대와는 달리 수령을 신격화하거나 무조건적인 충성심 자체가 없다”면서 “신격화는 고사하고 김일성의 서거를 기념해 각 지역마다 건설한 영생탑이나 태양상, 동상 주변을 자유롭게 연애(데이트)하고 즐기는 장소로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저녁나절이나 주말에 태양상 주변을 지나가다 보면 젊은 남녀가 주변 잔디밭에 누워있거나 팔짱 끼고 데이트를 하는 모습들이 일상화 되고 있다”면서 “당국이 수령을 신격화하고 주민 충성을 결집할 목적으로 녹지를 조성하고 깨끗이 꾸려놓은 신격화의 성지들이 청년들에게는 기분 좋은 데이트장소가 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 등에 대한 신격화 교육은, 북한 아동들이 6세가 되어 12년제 의무교육을 시작하는 유치원부터 시작되고 초, 고급중학교에 이어 대학에서까지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