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김일성 사망 27주년을 맞아 중국 주재 무역일꾼들과 외화벌이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추모행사를 조직하고 충성 자금 기부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동에 주재하는 한 북한무역일꾼은 8일 “오늘(8일) 아침 6시부터 단동에 있는 조선영사관에서는 김일성 사망 27주년 추모행사장을 열어놓고 오전 내내 추모객을 받았다”면서 “추모행사장에는 중국 단동에 주재하고 있는 (북한)영사관 간부들과 무역대표 등 해당 가족들이 제일 먼저 참석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의 지시로 조직된 김일성 추모행사는 국가적 행사이기 때문에 중국에 유학하는 (북한)유학생들도 의무적으로 추모행사에 참가해 행사장에 걸린 김일성초상화에 꽃다발을 증정해야 했다”면서 “영사관에서는 참가자를 한 명씩 꼼꼼히 확인하고 참가자 명단을 작성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특히 올해 추모행사는 행사장 입구에 충성자금 기부함과 기부자명단을 기록하는 책자를 놓아두고 추모행사에 참가하는 (북한)무역대표들과 무역일꾼들에게 의무적으로 충성자금을 기부하고 그 액수를 기록하도록 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국의 조치에 중국 주재 무역 간부들은 코로나 사태로 알거지나 다름없는 우리에게 추모행사 명목으로 무조건 충성자금을 내라고 강요하면 어디서 돈이 나오겠냐며 불만을 토로했다”면서 “그러나 충성자금을 내지 않으면 그런 사실이 조국에 보고되어 요즘 파리 잡듯 간부들을 숙청하고 있는 마당에 희생물로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중국 대방에게 돈을 꾸어서라도 모든 참가자들이 충성자금을 바쳤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동강에서 중국기업과 합영으로 임가공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북한의 한 무역일꾼은 같은 날 “오늘 동강에서도 김일성사망27주년을 민족최대의 추모의 날로 기념하라는 당국의 지시에 따라 추모행사가 진행되었다”면서 “추모행사에는 동강에 있는 무역일꾼들과 중국기업에서 임가공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북한)여성들이 집체적으로 참가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조기가 드리워진 추모행사장으로 들어가기 전 여성노동자들을 책임지기 위해 중국에 나와 있는 조선측 책임자는 여성노동자들에게 추모 행사장에 놓여있는 충성자금 모금함에 자기 양심껏 충성자금을 넣도록 강제하였다”면서 “이에 여성노동자들은 코로나 사태로 일감이 줄어 월급도 제대로 타지 못하는데 충성자금 바칠 돈이 어디 있겠냐며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저축했던 위안화를 울며 겨자 먹기로 충성자금으로 바쳤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무역간부들은 2천 위안 이상, 노동자들은 100 위안 이상을 충성자금으로 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