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역회사, 무역 중단 틈타 물비누 생산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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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군 소속 무역회사가 서해지역에 비누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물비누(액체 세제) 생산을 시작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산 물비누를 대체하겠다는 것인데 생산기술 부족과 저질 원료 사용으로 품질이 크게 떨어진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2일 “요즘 평원 장마당에는 무역회사 차량이 며칠에 한번씩 들어와 국산 물비누를 바라(비포장)로 판매하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수입한 물비누 한 봉지(500g)에 내화 6천~7천원인 반면 국산 물비누는 1키로에 3천원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물비누를 판매하는 무역회사는 군부 소속 무역회사이며 서해바다 주변에 물비누 생산기지를 신설해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물비누 원료는 염전에서 생산한 소금을 전기분해하고 다시 양잿물(가성소다)로 제조해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또 물비누의 주 원료인 기름은 군부 전용 항구인 용천 해양항을 통해 중국에서 폐유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지난 5월부터 물비누생산이 시범적으로 들어가더니 요즘 대량 생산하고 있지만, 아직 생산기술이 따라 서지 못하고 원료 부족과 저질 폐유 사용으로 물비누 품질이 양잿물 희석한 것처럼 형편없이 떨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코로나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중국과의 무역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에 수입산 물비누는 가격이 급등하고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를 발 빠르게 포착한 군 무역회사는 주민들의 소비수준에 맞는 저가의 물비누를 생산 판매해 수익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세수비누, 빨래비누와 함께 물비누는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대중소비품의 하나”라면서 “하지만 고난의 행군 이후 비누를 생산하던 공장들이 원자재난으로 가동을 멈추면서 주민들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비누를 주로 구매해 사용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고난의 행군 이후에도 근근이 운영되던 신의주비누공장은 당중앙의 지시로 지난 2016년 평양 만경대구역으로 생산기지를 옮겨 룡악산비누공장으로 개건되었다”면서 “평양 룡악산비누공장에서 생산되는 삼푸, 린스, 세제 등 물비누는 중국산보다 품질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수입 원료로 생산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 일반주민들은 구입하기 어렵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사태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중국으로부터 원료 공급이 끊긴 평양룡악산비누공장도 생산을 중단한 채 지금은 방역 소독수를 생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평안남도의 서해바닷가에서 군 무역회사가 물비누를 생산하는 것이 현재로써는 유일한 국산 물비누인 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고난의 행군 이전 만해도 공장들에서 생산된 비누, 치약 등 생활필수품을 내각 상업성 산하 중앙도매소에 입고시킨 이후 각 지구도매소와 상업관리소를 통해 국영상점들에 공급하고 주민들은 이를 국정가격으로 구입해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경제난으로 공장생산이 중단되고 상업체계가 무너지자 북한당국은 각 지방이 자력갱생하라고 요구했으며, 이에 지방산업공장들은 중국의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여 합영기업 등 시장경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로 국경 봉쇄가 길어지면서 원자재 수입이 안 돼 북한내 대부분의 비누와 담배생산공장들이 가동을 멈췄다고 지난 5월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해드린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