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지난 5일 북한 양강도 김정숙군에서 중앙당 5과생으로 선발된 10대 남학생이 친부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입니다. 살인혐의로 체포된 5과생을 추천한 김정숙군 당위원회가 곤경에 처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김정숙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14일 “지난 5일 김정숙군 고급중학교의 16살 남학생이 자택에서 아버지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미성년 살인자로 체포된 이 학생은 중앙당 조직지도부 5과생으로 최종 선발된 학생이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살해동기는 김정숙고급중학교 수학교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친부가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는 아들에게 화가 나 공부를 하라며 컴퓨터를 내리치며 시작됐다”면서 “이에 반발한 아들이 아버지에 맞서 몸싸움을 하다가 손에 잡힌 컴퓨터 충전기 줄로 아버지의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친부 살인범으로 안전부에 체포된 학생은 지난해부터 중앙당에서 시작한 5과생 선발사업에서 성분과 인물 등 최종 합격자로 수뇌부를 보위하는 호위사령부에 배속될 예정이었다”면서 “평양에서 부르면 바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잠시 집에서 대기하던 사이 친아버지를 살해하는 중범죄를 저질러 김정숙군당위원회가 발칵 뒤집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 사건은 친부 살해사건으로 종신 징역형이나 사형으로 처리될 중범죄이지만, 그 문제뿐 아니라 김정숙군 당위원회가 추천한 중앙당 5과생 선발자가 끔찍한 범죄를 저질러 그 책임문제가 앞으로 어디까지 번질지 장담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15일 “해마다 중앙당 조직지도부 5과에서는 각 도당위원회에 5과로 선발될 대상인물을 추천하도록 지시하고, 도당에서는 다시 각 시, 군당위원회에 5과 선발자로 추천할 대상의 신원조사명단을 제출하라고 지시한다”면서 “중앙당 5과 대상으로 선발되는 인원은 백 명 중 한명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된 5과생 남학생들은 주로 호위사령부로, 여학생들은 수뇌부가 이용하는 초대소나 별장에 올라가며 평양으로 올라가기 전까지는 해당 지역 당위원회가 선발자들을 철저하게 관리한다”면서 “중앙으로 올라가기 전 선발된 5과생이 병에라도 걸린다면 지역 당위원회는 이를 즉시 제외하고 후보생 명단을 빠르게 제출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러나 중앙당 5과생으로 대기중이던 학생이 중대범죄를 저질렀다면 문제가 다르다”면서 “최고존엄의 신변을 보위하고 기쁨을 드려야 할 5과생으로 선발된 학생의 범죄는 그의 심성과 도덕성 평가를 제대로 하지 못한 해당지역 당간부들의 ‘중대 과실’로 평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김일성시대부터 중앙당 조직지도부 5과에서 엄선한 10대의 남학생들은 수뇌부 근거리에서 신변을 보위하는 호위사령부, 여성들은 중앙당 비서급 간부의 개인비서, 담당간호사 등으로 배치하고 있습니다. 중앙당 5과생들은 높은 월급과 특별대우를 받고 있지만 외부와 완전 격리되어 외롭게 살아야 하고 휴가나 외출이 없어 가족도 만날 수 없고 창살 없는 감옥생활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이 새어 나가면서 요즘에는 중앙당 5과 선발을 외면하는 학생들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중앙당에서는 각 도, 시에 5과대상 인원명단을 매년 내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5과 선발기준을 충족하는 대상을 쉽게 찾기 어려워 지역 당위원회는 고급중학교 2학년생들부터 선발 대상으로 삼고 선발되면 그 때부터 관리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