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피해 못 막으면 각오하라” 북, 간부들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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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장마로부터 농경지 침수를 막아내지 못한 지방 당 간부와 협동농장 간부들을 엄중 처벌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농경지 침수를 막지 못하는 간부는 당의 농업정책에 태만한 반당분자로 몰아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성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14일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성천군에서는 농경지와 가까운 비류강 주변에서 모래를 파내거나 강뚝 주변에서 흙을 파내다 단속된 주민은 가차 없이 군 안전부에 넘겨져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게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방당국이 갑자기 강하천 주변의 모래를 채취하거나 흙을 퍼가는 행위를 단속하고 나선 것은 7~8월 장마철 기간에 큰물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라면서 “장마철에 농경지 침수를 막지 못하고 농작물 손실이 발생할 경우 해당지역 당 간부들과 농장간부들을 알곡생산성을 재차 강조한 당 전원회의(6.29)의 중대과업을 의식적으로 태만한 반당분자로 처벌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장마가 끝나면 전국의 협동농장들은 큰물피해로인해 농작물이 얼마나 손실되었는지에 대한 중앙의 검열을 받게 된다”면서 “장마철 큰물로 옥수수 경작지와 논밭면적이 500평 이상 유실된 지역 당 간부들과 농장간부들은 알곡문제 해결에 막대한 저해를 준 무능한 간부로 출당 철직 등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장마 피해 총화에서 까딱 잘못 걸리면 목이 달아나게 된 지방정부 간부들은 장마기간에 강하천 주변에 자리 잡고 있는 농경지 침수를 막아낸다며 며칠에 한번씩 주민들을 큰물 피해 전투에 강제 동원하고 있어 주민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 은산군의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 당 전원회의 이후 은산군에서도 장마철 큰물피해로부터 농경지 피해를 철저히 막으라는 중앙의 지시가 하달되어 지방당간부들이 직접 주민들과 학생들을 동원시켜 농경지와 가까운 강하천 주변에 제방 뚝 쌓기를 1차로 진행하였다”면서 “이후 소나기가 오면서 무너진 강뚝을 보강한다며 요즘은 2차 뚝쌓기전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지방당국이 장마철 피해를 무조건 막으라며 주민들을 볶아대는 것은 장마철 이후 큰물로부터 농경지가 유실된 지역당간부와 농장간부들에 대해서는 무능력한 간부로 출당조치하고 엄중 처벌한다는 중앙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 때문에 지방당국은 장마철 기간에 집수리를 한다며 농경지 흙을 한번이라도 퍼가거나 강하천 주변에서 모래를 퍼내는 주민들을 잡아들여 장마철 큰물에 강 뚝이 무너져 농경지 침수를 불러오는 ‘범인’이라며 노동단련대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강하천의 제방뚝 주변에서 물고기를 잡는 주민들에 대해서도 지방당국은 장마피해전투동원에 참여하지 않고 개인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죄목을 붙여 벌금을 물리고 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중앙에서 간부들을 잡도리 하자 지방 간부들은 애꿎은 주민들을 잡아대고 있다며 당국의 행태를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