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평안남도 일부 지역의 시 인민위원회가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 목욕탕 등 영업시설에 새 전기요금 체계를 적용해 지나치게 높은 요금을 부과하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6일 “지난 6월부터 평안남도 순천시 인민위원회가 국영업체의 명의를 빌려 개인(돈주)이 운영하고 있는 식당, 목욕탕 등 영업시설에 영업용 전기사용료를 적용해 고액의 전기요금을 납부하도록 조치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해당 조치는 중앙의 방침으로 공시한 건 아니며 시 인민위원회의 재량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개인 돈주들은 국영공장의 이름을 빌려 공장 안에서, 혹은 공장 주변에서 영업시설을 차려 놓고 돈벌이를 하면서 공장에 수익금을 바치는 댓가로 공장에 공급되는 전기를 무료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수익금은 공장에, 고액의 전기사용료는 지방정부에 납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또 살림집을 개조해 작은 제분소나 국수제조시설을 차려 놓고 배전소에 뇌물을 고이면서 시간제로 전기를 받아쓰던 영세업자들도 기존에는 전기사용료를 일반주민용 전기요금가격으로 계산해 지불했지만 이제는 시 인민위원회가 정한 영업용 전기사용료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에 평안남도 지방정부가 자체로 도입한 영업용 전기사용료는 월 기본요금이 내화 10만원이며 사용량에 따른 누진세가 적용되면 100만원 가까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우리나라 전기공급체계는 공업용전기와 주민용 전기로 분류되는데 공장용 전기의 전압은 380v, 주민세대에 공급되는 전압은 220v를 기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90년대 중반부터 전기(력)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주민용 전기의 전압은 50v도 채 안되고 공업용 전기도 220v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저 품질의 전기도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해 전기를 배분하는 송배전소에서는 (김일성, 김정일)동상을 비롯한 특수단위에 전기를 공급하고 남은 전기를 공장 기업소에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뇌물을 바치는 공장에만 전기를 공급해주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배전소에 달러를 바치고 전기를 공급받은 공장 기업소는 다시 개인 영업시설에 공장 전기를 공급해주고 매달 수익금을 받아내고 있다”면서 “그렇게 받은 수익금의 일부를 다시 뇌물로 송배전소에 바치고 공장용 전기를 공급받는 식의 과정은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번에 순천시 인민위원회가 영업시설의 규모나 영업실적을 따지지 않고 국가전기를 사용해 돈을 버는 개인영업자들에게 일괄적으로 높은 전기요금을 부과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면서 “영업용 전기요금을 받아내려면 국가에서 개인영업시설에 전기를 우선 공급해주고 높은 요금을 부과하는 게 맞지 않냐며 지방정부의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전기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북한에서 부문별 전력 소요량은 산업용이 260억kwh, 군수용 49억kwh, 주민가정용 43억kwh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석탄과 강수량 등 발전 자원 부족과 발전설비의 노후화로 화력발전소와 수력발전소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북한의 만성적인 전력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2010년대 이후 북한 당국은 몇 차례에 걸쳐 주민들이 사용하는 주민용 전기요금을 대폭 인상하고 누진세를 적용하는 등 전기요금체계를 개편하려고 시도했지만 저품질의 전기마저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번번히 실패로 끝났습니다.
북한의 주민용 전기요금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거의 무료였으나 2002년 경제관리개선조치와 함께 매 세대당 북한돈 35원의 기본요금을 징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2010년 이후 몇 차례 인상을 거듭하다가 지난 해(2019년) 기본요금 북한돈 1000원 가까이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