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한영화 시청하던 10대 청소년들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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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5일 새벽, 북한 양강도 삼수군에서 남한영화를 시청하던 7명의 10대 청소년들이 사법기관의 급습으로 현장에서 단속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당국이 도, 시, 군 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앞두고 불법 영상물 시청과 해외 출판물 유포에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18일 “며칠 전 양강도 삼수군 관평리 농장마을 자택에 모여 남조선영화를 몰래 보던 10대 학생들이 불법영상물 시청을 전문으로 단속하는 109상무그루빠의 급습에 현행범으로 걸렸다”면서 “학생들이 노트텔을 이용해 시청하던 남조선 영화는 ‘마약왕’이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며칠 전부터 삼수군 사법기관에서는 도, 시, 군 대의원선거를 앞두고 선거장주변과 대의원명단이 나붙은 게시판에 불순분자들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특별경비를 강화하는 한편 불법 통화와 불법영화시청을 적발하는 109상무조가 비상근무를 서고 있었다”면서 “이들은 최신형 탐지기를 가지고 동네를 돌면서 촉각을 세우던 중 탐지기에 걸려든 집 위치를 추적해 현장을 덮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사법기관의 단속에 대처하기 위해 학생들은 작은 SD카드를 노트텔에 끼워 ‘마약왕’을 시청하고 있었으며, 109그루빠가 불시에 급습하는 순간에 SD카드를 입안에 넣었다”면서 “그러나 단속 그루빠에 속해있던 컴퓨터 기술자가 노트텔의 기록을 되살려 검열하는 바람에 학생들이 시청한 남조선영화는 ‘마약왕’ 외 ‘1987’, ‘범죄 도시’ 등이라는 것이 발각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결국 밤새껏 남조선영화를 시청했다는 혐의로 7명의 학생들은 109상무그루빠 사무실로 끌려갔다”면서 “지금까지 109상무그루빠는 보위부, 보안서사람들로 조직되어 있었지만 지방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활동하는 109상무그루빠에는 군당에서 일하는 젊은 컴퓨터기술자와 군 불량청소년지도원이 합류되어 청년들의 비법 활동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남조선영화를 시청하다 109그루빠에 끌려간 아이들의 나이는 15세~17세이며 이들은 남조선영화파일을 어디서 받았는지 등에 관해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보안서에서 밥도 주지 않아 학생들은 굶주린 채 취조 받고 있다가 부모들이 가져온 도시락으로 끼니를 이으며 감방살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자식들의 처지에 눈물을 흘리던 부모들은 109그루빠를 찾아가 자식교양을 잘못했으니 용서해달라고 사정하고 있지만 사법기관에서는 14살 이상은 교화소에 가야한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면서 “이에 부모들은 109그루빠와 안면이 있는 인맥을 동원해 한 학생당 인민폐1000위안의 뇌물을 고였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나 조사를 담당한 사법일꾼은 ‘우리조가 5명이고 상부의 숙제도 있으니 2000위안 이상을 내면 봐주겠다’며 뇌물 액수를 올리고 있다”면서 “할 수 없이 부모들은 돈주들을 찾아가 이잣돈을 얻어 뇌물로 바치면서 사법기관에 대한 원한이 쌓여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