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중단 장기화로 북 환율시장 고사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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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요즘 북한에서 무역 중단과 내수경제 악화로 환율시장이 거의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화로 거래되던 수입 자재와 생필품이 장기간 유통되지 못하면서 외화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은 18일 “고난의 행군 이후 신의주지역에서 돈대(환율)가 지금처럼 하락해 보기는 처음이다”라면서 “딸라(달러)를 사고팔던 무역회사나 돈장사꾼(환전상) 자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환율시장이 말라 죽기 직전”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3월만 해도 신의주시장에서 달러환율시세는 1달러에 내화 7,100원은 유지했지만, 4월부터는 환율시세가 5,000~6,000원대로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지금까지도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한 것은 달러 시세가 하락할수록 달러를 사겠다는 무역회사나 장사꾼들이 점점 사라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앞으로도 국경무역이 이른 시일 내에 재개되지 않는 한 신의주를 비롯한 전국 지방의 외화시세는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경무역이 재개되어야 하루에도 수만 딸라를 동원하며 중국에서 물자를 사들이던 무역회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고 이에 외화 수요가 증가하면서 환율시장도 살아날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금처럼 중국에서 수입해오던 공장의 원자재와 주민들의 생필품이 꽉 막힌 사태가 지속된다면, 무역회사들뿐 아니라 국내시장에서 수입 물자를 유통하던 돈주들도 달러를 사용할 일이 없어지면서 환율시장은 사라져 버릴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9일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국적으로 환율시세가 하락한 원인은 달러와 위안화로 대량의 물자를 중국에서 수입하던 무역회사 들의 활동이 중단되면서 외화를 사고팔던 환율시장이 멈추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무역회사뿐만 아니라 전국의 장마당에서 물건값으로 지불되던 외화거래량도 무시할 수 없는데, 장마당에서 수입산 가전제품과 오토바이 등 가격 단위가 높은 상품은 전부 외화거래가 필수적이었다”면서 “그런데 국경무역 중단으로 수입산 제품이 고갈되면서 장마당에서의 외화 거래가 크게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환율시장이 크게 위축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요즘 장마당에 나가보면 국돈으로 판매되는 쌀이나 채소 등 당장 먹고 사는데 필요한 상품만 판매되고 있는데, 이마저도 돈벌이가 제대로 되지 않아 돈이 없는 주민들이 생존에 필요한 소량의 식량이나 채소만을 구매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시장에서의 국돈(북한돈)거래 액수도 대폭 감소되어 나라의 경제가 전반적으로 멈춘 것이나 다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사작성: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