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20일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을 시찰하고 마구잡이식 공사로 주민 부담만 늘렸다며 간부들을 호되게 질책했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이에 북한 주민들은 과도한 건설자금 세부담으로 분노한 민심을 달래기 위한 행보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이고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헤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용천군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20일 '김정은이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에서 주민들에 세부담을 지운 것을 비판했다는데 정말 인민애에서 나온 행동으로 보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위쳇 문자)에 “어디가서 무슨 말을 하든 신경도 쓰지 않는다”면서 “이런 게 바로 닭잡아 먹고 오리발 내미는 (김정은식의) 정치다”라는 내용의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3월 평양종합병원건설 착공 이후 지금까지 주민 세대당 병원건설 세부담은 매달 현금과제로 부과되었다”면서 “지정된 현금 외에도 병원건설장에 후방공급한다면서 주민들이 기르는 돼지를 충성심으로 바치라고 강요하는 등 당국의 지시는 모두 당창건 75돌(10.10)까지 평양병원종합병원을 완공하라는 최고존엄의 방침때문에 무리하게 실행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주민들이 가장 분노하는 것은 코로나 사태로 국가 비상을 선포하고 주민들의 생계를 위한 장사행위와 이동을 강력히 통제하는 당국이 장사를 못해 끼니준비를 못하는 주민들에 배급은 주지 않으면서 평양종합병원건설을 벌려놓곤 그 건설자금을 주민들에 부담시켜 생계난을 가중시킨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주민들은 지금 당장 평양종합병원건설이 중요하냐, 주민들에게 배급을 내주는 게 중요하냐며 치적쌓기 건설에 자금을 탕진하는 최고존엄을 대놓고 비판하고 있다”면서 “최고존엄이 갑자기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을 시찰하고 병원건설로 인해 주민들의 부담이 늘어난 것을 지적한 것은 인민애에서 나온 게 아니고 분노한 민심을 달래보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평양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20일 “평양종합병원건설이 시작된 이후 평양주민들에게는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세대당 50달러씩 병원건설자금이 세부담으로 부과되었다”면서 “돈주들에게는 50달러가 별 게 아니지만 일반 평양주민들에게는 두달 분 식량을 살 수 있는 큰 돈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돈주들에게는 1인당 1만 달러를 부과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돈주들에게 평양종합병원건설자금을 만달러 이상 지원하도록 독려하고 그에 따른 표창과 훈장을 내신해 주었다”면서 “이에 병원건설자금이 어느 정도 해결되어 골조는 빠르게 올라가고 있지만 코로나사태의 장기화로 국경무역이 막히면서 유럽에서 수입하기로 한 의료장비와 설비는 지금까지 들여오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코로나전염병 상황이 다시 악화되어 국가비상방역체계가 또다시 선포되면서 평양종합병원완공에 필요한 내부자재와 의료설비 수입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어렵게 되었다”면서 “당중앙에서도 다가오는 당창건일인 10월 10일까지 평양종합병원을 준공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일찌감치 늑장건설의 책임을 건설담당 간부들의 책임으로 미루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6월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당국이 당정치국회의에서 리만건 당부위원장을 해임하고 평양종합병원건설 총지휘부책임자로 임명했지만, 자금난과 코로나사태로 인해 평양종합병원 완공시기를 당창건 75돌(10.10) 이후로 연기했다고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3월 17일 병원 착공식에 직접 참석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까지 완공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