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매기에 북 주민 총동원...폭염에 쓰러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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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요즘 북한주민들이 협동농장의 김매기 전투에 총동원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제대로 먹지 못해 허약해진 주민들이 폭염 속에 돌피제거작업을 하다 쓰러지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해북도 재령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5일 “지난주부터 재령군 안의 각 협동농장마다논밭에서 자라고 있는 돌피 뽑기 전투가 집중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면서 “당국의 지시로 진행되고 있는 돌피 뽑기 전투에는 학생부터 노인까지 지역 주민들이 총동원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6월말까지 김매기 전투가 끝난 데 이어 또 다시 집체적으로 돌피 뽑기 전투에 내몰리고 있는 주민들 속에서는 장사를 할 수 있게 시간을 주어야 밥이라도 먹고 돌피 뽑을 힘을 내지 않겠냐며 연일 주민들을 강제노동에 동원하는 당국의 조치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돈벌이를 하지 못해 식량을 구하지 못하고 제대로 먹지 못한 허약자들 속에서는 무더위 속에서 온 종일 논밭을 돌면서 돌피를 뽑다가 쓰러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런 와중에도 당국에서는 논밭에 무성한 돌피를 빨리 뽑아야 알곡소출을 높일 수 있다며 허약자에 관계없이 주민 모두를 의무적으로 돌피 뽑기 전투에 내몰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요즘 숙천군에서는 여름 방학중인 학생들을 비롯한 가두여성들이 주변 지역농장에서 뙤약볕과 폭염속에서 논밭 돌피를 뽑고 있다”면서 “논밭마다 돌피가 얼마나 많이 자랐는지 논밭에 들어서 돌피를 제거하면서 논두렁에 한번 나오는 데까지 한 시간 나마 걸린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논밭에서 돌피가 자라는 건 자연현상이지만 올해처럼 이렇게 농장 논밭마다 돌피가 벼보다 더 크게 자라는 건 처음이다”라면서 “논밭이 전부 돌피 투성이가 되어버린 가장 큰 이유는 모내기를 한 이후 협동농장들이 살초제(제초제)를 비롯한 농약이 없어 제때에 논밭에 농약을 뿌리지 못한 결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살초제를 비롯한 잡초를 죽이는 농약은 국가에서 공급해줘야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영농물자 수입이 꽉 막히다보니 살초제와 비료 등이 수입되지 못해 협동농장들에 비료와 살초제 공급을 전혀 하지 못했다”면서 “결국 곡창지대로 국가적 관심이 높은 숙천농장의 논밭마저도 돌피 같은 잡초로 뒤덮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논밭에서 무성하게 자라는 돌피를 빨리 제거하지 않을 경우 올해 벼 수확량은 큰 폭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며 이는 우리가 겪고 있는 만성적인 식량난에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면서 “이에 바빠 맞은 당국은 어린 학생들과 노인까지 강제 동원해 폭염속에 돌피 뽑기 전투에 내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사작성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