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6.25참전 노병들 영양실조로 노병대회 참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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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 67주기(7.27)를 맞아 제6차 전국노병대회를 개최했지만 수많은 노병들이 영양실조로 사망했거나 극도로 쇠약해져 노병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성천군의 한 주민소식통은 26일 “7.27(정전협정일)을 맞으며 진행되는 제6차 전국노병대회 참가자들이 지난 24일 군당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평양으로 올라갔다”면서 “재작년(2018년)에 진행된 제5차 노병 대회 참가자들에 비해 올해는 노병대회 참가할 인원이 크게 줄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 사이 전쟁노병들에 대한 국가 식량은 옥수수로 공급되었으나 기름과 고기 등 영양식품이 전혀 공급되지 않은데다 돌봐줄 자녀가 없는 노병들은 영양실조로 사망했다”면서 “만성화된 영양실조로 극도로 쇠약해져 움직이지 못하는 노병들이 많아 이번 노병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내가 사는 마을에서만 지난 1년 사이에 6명의 노병이 숨졌는데 성천군 전체로 따지자면 수십명이 사망했을 것”이라면서 “6차노병대회에 참가한 노병들조차 제대로 먹지 못해 얼마나 허약한 지 평양으로 올라가는 버스에 탑승하는 것도 힘에 부쳐 주민들의 부추김을 받으며 버스에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날 성천군 당 위원회 청사 앞에서 평양으로 올라가는 노병 환영 행사가 있었는 데, 행사에 동원된 주민들은 노병들의 처지를 동정하면서 빈번히 평양에서 개최되는 노병 대회가 과연 전쟁노병들을 위한 행사가 맞냐며 당국을 비난하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무산군의 한 주민소식통은 27일 “무산군에도 6.25전쟁시기 낙동강전투까지 참가했던 노병들이 많았지만 해마다 노병들의 생존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노병들의 사망원인은 연로한 나이보다는 생활난으로 인한 영양실조와 병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시대 들어서면서 노병대회가 자주 진행되고 최고존엄이 직접 노병들의 손을 잡고 머리 숙여 인사하는 인민적 풍모가 선전자료로 이용되고 있다”면서 “처음 주민들은 (김정일)장군님과는 다른 (김정은의) 행보에 감동받긴 했지만 노병들의 불행한 처지가 지속되고 있어 당국이 전쟁노병들을 선전용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올해 당국이 또다시 고령으로 거동조차 불편한 노병들을 평양으로 불러놓고 노병대회를 진행하는 것은 코로나 악재로 악화될대로 악화된 민심을 얼리는(달래는) 데 전쟁노병들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수령을 절대적으로 믿고 싸웠던 노병들처럼 김정은원수님만 굳게 믿고 충성하자고 선전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당국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은 더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당국이 정전협정 체결(7.27)을 기념해 전쟁노병대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까지 모두 여섯 차례입니다. 김정일 집권 당시 1993년 7월(40주기) 제1차 전국노병대회를 개최했으며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2012년, 2013년, 2015년, 2018년에 이어 올해 여섯 번째 노병 대회가 열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북한에 한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도 북한 측 자료를 바탕으로 북한이 코로나19 청정국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의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의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은 지난 21일 미국 워싱턴 DC 한미경제연구소(KEI) 화상토론회에서 북한에 확진자가 1명도 없다는 WHO 측 발표는 감염자가 전혀 없었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이 WHO 측에 밝힌 격리자 수는 지난달 19일 255명에서 이달 9일 610명으로 늘었습니다. 앞서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양강도와 평안북도에서 코로나19 의심환자 중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