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부대 지원 돼지고기 국영공장에 부담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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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국영공장들에 군부대에 지원할 돼지고기 계획량을 할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돼지고기 생산을 위해 국영공장마다 벌려놓은 돼지농장에 필요한 사료는 고스란이 공장 노동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일 “요즘 도 안에 있는 국영공장들에서는 돼지축사를 새로 건설하고 새끼돼지를 들여다 기르느라 분주하다”면서 “당국이 국영공장들에 올해 연말까지 인민군대에 지원할 돼지고기 계획량을 할당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반기에 들어서며 공장마다 할당된 돼지고기 계획량은 공장에 소속된 노동자 숫자에 따라 정해지는데, 규모가 큰 공장일수록 돼지고기 계획량이 많기 때문에 공장간부들의 고민이 크다”면서 “많은 양의 돼지 고기를 생산하자니 돼지를 많이 길러야 하고 그러다 보니 돼지사료가 절대 부족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덕천에 자리한 한 국영공장에서는 돼지사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장 노동자 1인당 한달에 한번씩 쌀겨 5키로를 바치도록 부담시키고 있다”면서 “이 같은 공장당국의 지시에 노동자들 속에서는 요즘 사람 먹을 식량도 구하기 힘든데 돼지사료로 바칠 쌀겨가 어디 있겠냐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노동자들의 불만에 찬 목소리가 높아지자 공장 간부들은 쌀겨가 없으면 집집마다 뽑고 있는 술 모주(술지게미) 열 키로씩 돼지사료로 바치라고 노동자들을 달구고(닦달하고) 있다”면서 “이에 노동자들은 집에서 아내들이 밀주장사하면서 술을 뽑고 있지만 밀주장사에서 남는 이윤이 술 모주인데 그 것을 돼지사료로 공장에 바치라면 공장 노동자는 뭐 먹고 살라는 것이냐며 공장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술 모주는 밀주장사를 통해 돼지축산업자들에게 팔리는데 보통 모주 가격은 옥수수 가격의 30분의 1이라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 7월부터 성천군에서도 당국이 부과한 인민군대 돼지고기 지원계획을 수행한다며 국영공장들마다 바빠맞았다”면서 “공장마다 기존의 축산기지를 늘리고 고기생산이 가장 빠른 돼지를 넣고 12월 전으로 돼기고기 계획량을 바쳐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당국은 인민군대 고기지원계획은 전국의 협동농장 농장원들에게만 연간 의무적으로 10키로~15키로를 부과해 왔다”면서 “그런데 올해 하반기부터는 군부대 군인들의 식생활을 높인다면서 국영공장 노동자들에게도 고기생산계획이 부과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농민에게 부과된 돼지고기계획은 농민들이 개별적으로 생산해 연말에 농장에 한꺼번에 총화하는 방식이지만 공장에 부과된 돼지고기 계획은 공장에 축산기지를 꾸리고 집체적으로 고기를 생산해내는 방식이다”라면서 “돼지축산에서 가장 중요한 사료문제를 해결한다며 성천군의 국영공장들에서는 술(밀주) 공장을 꾸려놓고 술을 뽑아내고 나오는 모주를 돼지사료로 이용해 돼지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그런데 공장당국이 자체 술생산기지에 필요한 원료인 옥수수를 노동자 일인당 5키로씩 부담하도록 지시해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면서 “코로나 사태로 사람이 먹을 옥수수도 부족한데 돼지 먹일 옥수수를 부담시키는 당국의 정책을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