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 간부에 절량세대 개별 분담제 실시

사진은 강원도 고성 주민들이 식량공급소에서 쌀을 분배받는 모습.
사진은 강원도 고성 주민들이 식량공급소에서 쌀을 분배받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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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코로나사태로 인한 식량난으로 굶주리는 세대가 속출하고 민심이 악화되자 지방 당간부들에게 절량세대(굶는 세대)들을 파악해 개별적으로 분담, 식량을 공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성천군에서 인민반장사업을 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3일 “지난 1일 성천군 당 지도원이 우리 동네에 내려와 인민반장회의를 열고 코로나사태 이후 굶어 죽었거나 행방불명된 주민들을 조사했다”면서 “또 각 인민반별로 지금 당장 운신할 수 없어 장사도 못하고 식량이 없어 굶고 있는 주민세대가 몇 세대나 되는지 장악(파악)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와 같은 세대별 굶는 가구에 대한 조사는 아사자가 대량으로 발생했던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처음”이라면서 “코로나 방역이 최대비상체제로 선포된 이후 주민들의 식생활이 한층 더 곤궁해지면서 당국을 비난하는 민심이반이 심화되자 중앙당에서 당 간부들에게 가장 어려운 주민 세대를 2세대씩 개별적으로 맡아 식량을 공급하도록 지시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우리 인민반에서 며칠째 굶고 있는 세대는 노인 내외가 살고 있는 세대를 비롯해 여섯 세대가 조사되어 군 당에 등록했다”면서 “군당에서는 해당 세대를 군 당간부들에게 분담하고 식량을 공급하도록 하였지만, 군당 간부조차도 식량이 넉넉지 않아 굶는 세대에 식량을 내놓지 못하였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에 군당위원회에서는 인민반장들에게 세대 당 옥수수 500그램씩 모아 당장 식량이 없는 주민세대를 지원하도록 지시했다”면서 “그러자 주민들은 중앙에서 당 간부에게 지시를 내린 것을 왜 주민들의 세부담으로 걷어 들이냐며, 인민들을 못살게 하는 것이 어머니당이냐고 항의를 들이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도 “요즘 당에서는 연일 당 일꾼들에게 당의 뜻을 받들어 민생을 책임지고 일함으로써 인민이 좋아하는 진짜배기 간부가 되라고 계속 압박하고 있다”면서 “당창건 75주년을 맞으며 벌써부터 당국이 주민들이 당에 대한 반감을 갖지 않도록 민심잡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당 일꾼들에게 인민을 위해서는 돌 위에 꽃을 피우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일하라고 다그치지만, 오히려 당의 지시를 관철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당 간부들이 여러 가지 일판을 벌려 놓는 바람에 주민들만 고생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평안북도 선천군의 경우를 놓고봐도 당 간부들이 지역 주민들에게 축산업을 발전시켜 고기 문제를 해결해준다며 돈사건설과 양어장 건설을 벌려놓고 주민들을 연일 건설에 동원하고 있다”면서 “건설 자금마저도 주민 세부담으로 전가시키고 있어 당 간부들의 사업작풍에 대해 주민들은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