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침수피해 복구에 돈주 유치 안간힘

0:00 / 0:00

앵커 : 북한당국이 집중폭우로 침수되거나 무너진 주민들의 살림집 피해복구를 온전히 지방정부 자체로 해결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자금이 없는 일부 지방정부는 개인 돈주들에게 수익 가능성을 제시하며 주택복구사업에 동참하도록 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해남도 재령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15일 “이달 초부터 쏟아진 장마비로 인해 재령군 농촌지역에는 농민들의 살림집 여러 채가 침수되어 피해가 크다”면서 “시멘트로 지은 집은 그나마 물이 빠져나가면서 집 형체라도 남아 있지만, 흙벽돌로 지은 집들은 폭우에 완전히 무너져 집터만 남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수해피해 지역에 재난지원금을 한 푼도 주지 않으면서 위에다 손 내밀지 말고 지방정부 자체의 힘으로 주택복구를 진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피해복구 자금이 전혀 없는 재령군 인민위원회에서는 궁여지책으로 터만 남은 주택부지들을 개인 돈주들에 넘겨 살림집을 새로 짓는 방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방정부의 조치를 자세히 본다면 폭우로 무너진 농가 한 채 부지를 돈주에게 내어주고 그 부지에 2세대 주택이나 4세대 주택 한 동을 지은 다음,살림집 한 채는 국가에 바치고 나머지 살림집은 개인돈주가 자의로 처분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돈주가 국가에 바친 집은 홍수 피해자에게 돌아갑니다.

소식통은 또 “다시 말해서 개인돈주들이 큰물에 휩쓸려 나간 집터에 여러 세대가 살 수 있는 살림집한 동을 건설한 다음 그중 한 세대주택을 원주민에게 주는 대신 나머지 살림집들은 팔아서 돈벌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에 돈주들은 수해피해로 무너진 농가들 중에 길목이 좋은 주택부지를 차지하느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주택이 완공되면 살림집의 위치에 따라 주택판매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황해남도 재령군에서 암묵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살림집 가격은 1960년대 건설된 옛날 아파트 한 채(20평)가 4천 달러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건설된 아파트 살림집 한 채(30평)는 골조만 있을 경우 3천 달러, 내부 미장과 전기가설까지 완성되었으면 1만 달러에 달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이와 관련 황해남도 벽성군의 또 다른 농민 소식통도 16일 “벽성군에도 8월초부터 폭우가 쏟아지면서 석동리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농민들의 살림집이 열 채 나마 무너졌다”면서 “농민들이 시장에서 판매하는 건설자재를 구매해 살림집 한 채를 다시 지으려면 최소 천 달러 나마 들어간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농민들의 처지는 식량도 부족한 상황이어서 수해로 파괴된 살림집을 복구하는데 필요한 천 달러는 꿈도 꾸지 못한다”면서 “벽성군당에서는 집이 없는 수재민들에게 농촌선전실에 임시거처를 마련해주고 열흘 분의 감자식량을 공급한 외에는 속수무책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데 화가 난 농민들은 최고존엄이 다녀간 황해북도 수해지역에는 군량미를 풀어 식량과 자금을 지원하였다는 데 왜 우리는 아무것도 주지 않냐며 선심정치 흉내만 내고 있는 당국의 수해 대처 방식을 비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지난 6일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위원장이 직접 차를 운전하고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현장을 찾았으며, 수재민들에게 군량미를 비롯한 비축물자를 지원하고 재난지원금을 보내주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1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올해 장마로 서울 면적의 15분의 1에 해당하는 3만9천296정보의 농경지가 파괴됐으며 주택 1만6천680여세대, 공공건물 630여동이 파괴되거나 침수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