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자본주의 상징’ 이라며 청바지임가공 금지

의류 임가공 작업을 하고 있는 평양의 애국모란피복공장 근로자들.
의류 임가공 작업을 하고 있는 평양의 애국모란피복공장 근로자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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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외화벌이 의류임가공업체들에 청바지제작을 금지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본주의의 상징인 청바지문화가 북한 젊은이들속에 유행할 것을 우려해 청바지의 유입을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무역부문 간부는 22일 "요즘 의류임가공으로 외화벌이를 하는 무역회사들과 수출피복공장들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면서 "해외(중국)기업으로부터 의류 임가공 주문을 받을 때 청바지는 받지 말라는 당국의 지시가 내려오면서 임가공주문량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갑자기 청바지임가공을 중단시킨 이유는 요즘 젊은이들속에서 자본주의상징인 청바지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건전한 사회주의문화가 흔들린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청바지 임가공 생산기지에서 흘러나온 청바지에 젊은이들이 환호하기 때문에 이를 차단해야 체제유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 신의주에는 진한 청색 청바지에 흰 반팔을 입고 다니는 젊은이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고 있다"면서 "청바지상품은 청바지를 임가공하는 외화벌이회사 종업원들이 생산품을 몰래 빼돌려 시장에 넘기고 있어 젊은이들은 별 어려움 없이 청바지를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금 당국에서는 청년들에게 이색적인 사상문화와 변태적인 생활양식을 철저히 배격하고 청바지와 같은 자본주의생활풍조에 물들지 말도록 사상교양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외국영화와 드라마에 빠져있는 청년들이 이렇게 통제를 한다고 청바지를 쉽게 포기하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에서 의류임가공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한 외화벌이회사의 사장은 "지금까지 유엔 경제제재가 이어지는 속에서도 외화벌이실적을 올린 업체를 꼽아보라면 의류, 가발 등 임가공회사였다"면서 "단체복(유니폼)을 비롯한 청바지임가공을 꾸준히 주문 받아온 외화벌이회사 종업원들은 월급과 배급을 꼬박꼬박 받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갑자기 청바지임가공 주문을 받지 말라는 중앙의 지시가 내려오면서 회사에서는 종업원 노력(인력)을 축소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면서 "중앙의 방침 건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종업원들은 '청바지에 불온한 정치사상이 어디 있냐'며 청바지임가공을 중단시킨 당국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은 중국정부가 무역과 관련된 수출입규제를 많이 풀어주면서 규소철을 비롯한 광석들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면서 "외화벌이에 급급하던 당국이 갑자기 청바지임가공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린 배경에는 밀무역을 포함해 중국과의 교역량이 크게 늘어난 원인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