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굴지의 석탄생산기지인 순천탄광연합기업소가 경제제재와채탄설비 노후화로 석탄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순천탄광은 시멘트생산기지를 신설하고 시멘트를 만들어 시장가격으로 팔아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4일 “요즘 장마당에 순천탄광연합기업소가 생산한 시멘트가 풀리면서 각종 건설장들에서 시멘트 부족사태를 벗어나게 됐다”면서 “시멘트공장에서 생산되는 시멘트보다는 마르카(강도)가 낮지만 미장용 시멘트로서는 품질이 쓸만해 장마당에서 수요가 많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순천탄광이 자체로 운영하는 시멘트생산기지는 석탄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콘크리트 동발을 생산하기 위해 4년 전(2017년) 착공되어 지난 5월 완공되었다”면서 “그런데 코로나사태로 석탄수출길이 막혀 탄광 운영자금이 부족해 석탄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자 콘크리트 동발 대신 시멘트를 생산해 시장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순천탄광의 시멘트 생산능력은 1년에 5만톤 정도이고 시멘트생산기지가 위치한 곳은 1990년대 폐허가 되어버린 순천비날론공장 부지로 은산군에서 가까운 위치”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시멘트생산기지가 비날론공장 부지에 건설된 이유는 수십 년간 버려진 비날론공장 부지를 활용하면서도 시멘트생산의 주요 원료인 석회석매장지가 가깝게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공장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받는 순천화력발전소도 근거리에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순천탄광연합기업소는 기업 규모도 크지만 수뇌부가 자리 잡은 평양의 공장들과 평양시민들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평양화력발전소에 석탄연료를 공급하는 중요한 탄광이다”라면서 “이 때문에 지도부 입장에서도 순천탄광의 정상적인 생산활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석탄수출이 막혀 탄광에 우선 공급되어야 할 채탄 장비와 설비들을 도입할 자금이 부족해 석탄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되었고, 이 때문에 평양의 전기사정도 긴장해왔다”면서 “이에 당국은 자력갱생 정신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평양화력발전소에 석탄 공급을 정상화하라고 탄광간부들을 다그쳐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에 탄광간부들은 순천에 매장된 석회석과 무연탄 등 지역자원으로 시멘트를 생산해 시장에 판매하고 그 자금으로 탄광 자재와 설비, 종업원들의 로임을 해결하기로 결심하고 지난 2017년 시멘트생산기지 건설을 시작했다”면서 “건설자금은 순천탄광연합기업소에 소속된 탄광들과 탄광기계공장 등에 할당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시멘트는 국가건설과 개인부동산 건설 등 주민들의 살림집 보수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건자재로써 언제든 장마당에서 현금화 할 수 있다”면서 “현재 탄광 소속 시멘트생산기지에서 판매하는 시멘트 1톤 가격은 50달러”라고 전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