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평양시당 간부들에 태풍피해 복구지원금 강제 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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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황해도 여러 지역이 폭우피해에 이어 제8호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당국은 평양시내 모든 간부들에 태풍피해복구 지원금을 할당하고 의무적으로 바치도록 하는 한편 이 사업을 당의 권위와 직결된 정치사업으로 총화하도록 지시하였다고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양시의 한 간부 소식통은 30일 “어제(29일) 중앙당에서 평양시 각 구역 당 간부들에게 수해와 태풍으로 피해가 막심한 황해남도와 황해북도를 지원하는 재난피해복구지원금 과제가 할당되었다”면서 “지원금 과제는 의무적이며 당의 권위와 직결된 정치적 사업으로 진행된다는 당국의 지시가 전달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이 재난피해복구사업에 정치적 성격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최고존엄이 지난 8월 초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를 시찰하고 지역 주민들에 군량미를 풀어주더니, 8월 말에는 또 다시 태풍피해지역인 황해남도를 돌아보면서 태풍으로 쓰러진 농작물 피해복구에 당중앙위원회가 앞장서 동원되라고 강구한데 따른 1호지시 집행사업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앙당 간부들과 평양시 각 구역 간부들에 강제 할당된 재난피해복구지원금 액수는 직급에 따라 차등 적용되었다”면서 “말단 간부인 지도원은 내화 5만원이며 그 위로 직급이 올라갈수록 5만원씩 더 부가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강제로 할당된 지원금 과제는 단순히 중앙당이 내려 보낸 실무적 조치가 아니라 지원금 액수에 따라 충성심을 평가받아 직책에서 승진하느냐 철직되느냐는 조직지도(인사)문제로 연결되고 있다”면서 “이에 간부들은 할당된 지원금을 바치고도 충성자금을 더 많이 피해복구자금으로 바치느라 경쟁을 벌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간부 소식통은 31일 “평안북도에서는 시, 군급 이상 당 간부들은 의무적으로 최고존엄이 다녀간 황해북도 홍수피해지역과 황해남도의 태풍피해지역에 현금이든 쌀이든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야 한다”면서 “평양의 간부들은 할당액 이상으로 지원금을 내는 충성경쟁을 시작했다면, 지방 간부들은 재난피해지원금을 누가 더 많이 거두느냐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경쟁은 중앙당에서 큰물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황해북도의 인민들에게 자신의 비상미(군량미)를 풀어준 최고영도자의 숭고한 인민애를 가슴에 새기고 모든 간부들이 피해복구전투장에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현재 평안북도의 당 간부들은 황해도의 태풍피해지역에 보내줄 영농기구들과 식품 등 지원물품을 확보하느라 각 공장 기업소에 지원물자 과제를 내리 먹이고 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평안북도에도 수해와 태풍 피해를 본 지역이 적지 않은 데, 왜 최고존엄이 다녀간 황해도 지역에만 재난지원물자를 지원하냐며 당국의 조치를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매체는 지난 8월 6일 김정은위원장이 장마로 큰물피해를 입은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를 찾아 현장시찰한지 20여일 만에 또 다시 곡창지대인 황해남도의 태풍피해지역을 돌아보면서 피해복구에 총력을 집중하라고 지시하였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