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시용 의약품 도난 사건에 초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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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평안남도 성천군에 있는 전시용 의약품 보관소인 4호창고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해 사법당국이 발칵 뒤집혔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안남도 성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5일 “지난 달 중순 성천군에서 군 의약품관리소가 관리하고 있는 4호창고가 털리는 바람에 사법기관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4호창고에는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민간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를 비롯한 각이한(다양한) 비상약품이 비축, 보관되어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4호창고는 의약품관리소 건물 안에 위치하고 있어 별도의 경비가 따로 없이 낮에는 의약품관리소 소장과 창고장이 관리하고, 밤에는 창고에 자물쇠를 잠그고 열쇠 구멍에 봉인표를 붙여 누구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고 건물 경비원이 경비를 서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경비원 몰래 의약품관리소 건물에 침범한 범인은 4호창고의 자물쇠 고리를 뼨치로 잘라내고 창고에 있던 약품 중에서 페니실린 수백 개를 훔쳐갔다”면서 “감히 전시용 의약품에 손을 댄 도난 사건은 처음 있는 일이라 군 사법당국이 발칵 뒤집혀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수사는 오리무중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최근 페니실린 100밀리그램 한대 가격이 북한 화폐 1500원에서 3천원으로 올랐고 200밀리그램 가격은 3천원에서 5-6천원으로 두배 정도 상승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성천군에서 전시의약품창고가 털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성천군과 인접한 은산군 안전부에서도 도난사건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장마당이나 개인 집에서 페니실린을 한 대라도 판매했다는 신소가 들어온 개인장사꾼들이 우선 수사대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안전원들은 장사꾼들에게 코로나 사태로 제약공장 가동이 크게 위축되어 공장에서 유출되던 페니실린은 사라지고, 중국에서 들어오던 항생제마저 고갈되어 장마당에 의약품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페니실린을 어디서 넘겨받아 판매했는지 그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에 장사꾼들은 몇 달 전 장마당에서 외부에서 온 장사꾼으로부터 페니실린을 넘겨받아 판매한 것 밖에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면서 “이후 안전원들이 약장사꾼들에 대한 가택수색을 진행하고, 집에서 나온 페니실린의 생산 날짜를 조사했지만 성천군 의약품관리소 4호창고에서 도난당한 약품은 한 개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앞으로 성천군의 4호창고 (전시용 의약품 보관창고) 도난사건의 범인이 잡힐지 모르겠지만 해당 사건으로 성천군 의약품관리소 소장은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에는 각 도, 시, 군마다 지방정부가 관리하는 전시용 예비물자창고가 자리 잡고 있으며, 전시물자창고는 2호창고와 4호창고로 분류됩니다. 2호창고에는 전시용 예비식량을, 4호창고에는 전시용 의약품을 비롯한 생필품들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전시물자창고는 대부분 갱도 안에 위치하고 무장 경비를 서고 있어 아무도 접근하거나 털려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은 경제제재와 코로나사태로 의약품 품귀현상이 지속되자 전시의약품보관소 4호창고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는데도 이번 도난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