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주민, 김정은 급조 ‘최정예수도당원사단’에 싸늘한 반응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태풍9호에 의한 피해지역을 살펴보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태풍9호에 의한 피해지역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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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김정은위원장의 공개서한에 따라 급하게 조직된 '최정예수도당원사단'이 함경도 태풍피해복구작업을 위해 급파된 가운데 각 지방에서도 당원돌격대가 조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북한주민들은 코로나와 자연재해로 악화된 민심을 얼리기(달래기) 위한 수단이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용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8일 “평양에서 조직된 ‘최정예수도당원사단’이 태풍 피해가 심한 함경남도와 함경북도 지역으로 파견되는 가운데, 평양의 최정예수도당원사단의 뒤를 이어 평안북도에서도 당원돌격대가 1차로 조직되어 피해복구지역으로 떠나게 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도당에서 선발된 당원돌격대는 최고존엄이 최정예수도당원사단을 조직하고 당 창건 75돌전으로 태풍피해복구를 마무리하라는 공개서한을 발표하면서 바로 조직되었다”면서 “각 공장 기업소에서 핵심당원들로 꾸려진 당원돌격대는 30대의 젊은 제대군인들로써 태풍피해지역에서 건설돌격대로 일하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수뇌부가 발기한 최정예수도당원사단의 기치를 따라 지방에서는 당원돌격대가 조직되는 한편, 주민들은 태풍피해지역으로 보내야 할 지원물자를 바치는 문제로 들볶이고 있다”면서 “이를 두고 당국에서는 인민을 사랑하는 김정은의 뜻을 받들어 각 기관 기업소와 인민들이 태풍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돕기 위해 너도나도 떨쳐나서는 평양의 국풍이 지방에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그러나 당국이 강제한 당원돌격대와 지원물자 마련에 고생하는 주민들 속에서는 그러지 않아도 코로나사태로 살기 어려운데 수뇌부는 닥쳐온 재난피해복구를 고스란히 주민들에 떠넘기는 강제 동원 정치를 벌리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당국이 조직한 최정예수도당원사단이란 것도 극심한 생활고로 악화일로에 있는 민심 얼리기(달래기)에 불과하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9일 “지난 6일 발표된 (김정은의)공개서한은 수령님(김일성)이 서거한 후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었던 1995년 김정일이 발표했던 친필서한과 시대적 분위기가 비슷하다”면서 “1995년 새해 전국의 주민들에 보냈던 친필서한의 내용은 피눈물로 맞이하는 새해를 맞으며 수령님의 전사, 제자답게 한마음 되자는 게 핵심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시 주민들은 수령님을 잃고 나라가 어려울 때 당을 따라 뭉치자는 친필서한대로 식량이 없어 굶주리면서도 불평한마디 하지 않고 (김정일에)충성을 다했다”면서 “그러나 수뇌부는 무리로 죽어가는 백성들에게 쌀 한톨 주지 않고 체제유지에만 급급해왔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지금은 또 (김정은이) 코로나사태와 자연재해가 잇따르면서 나라의 사정이 어려워지니 당원돌격대를 앞장세워 전국의 주민들을 재난피해복구에 동원하도록 공개서한 놀음을 벌리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김정은 명의로 발표된 공개서한은 주민들의 사상을 다시 한번 옭아매고 주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체제를 지키겠다는 속내가 아니냐며 당국의 행태를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