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장마당 식료품 가격, 지난해 추석보다 2배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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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에서도 추석은 햇곡식으로 만든 음식을 조상에 드리며 온 가족이 즐기는 명절입니다. 하지만 올 추석엔 장마당 물가 상승으로 인해 주민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손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올 추석을 앞두고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장마당의 물가를 조사(9월18일현재)한 결과, 지난해 추석보다 식료품 가격이 두 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추석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은 열차에서 미사일까지 발사하면서 외화를 탕진하는 수뇌부의 행태를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9일 “추석이 끼운 이달(9월) 초부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며“추석을 하루 앞둔 오늘부터는 쌀과 달걀, 인조고기 가격이 모두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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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추석(10.1)과 2021년 추석(9.21)시준 평안북도 신의주 장마당 주요 물가 추이 - RFA/손혜민

이 소식통은 이어 “그래도 추석날에는 산에 올라가 어머니 묘지에 제사상을 차리고 인사 드리려고 쌀과 고기 등을 조금씩 샀다”면서도 “하지만 제사상에 필수인 수산물의 가격이 폭등하는 바람에 살 엄두도 내지 못하고 돌아섰다”며 안타까움을 털어 놓았습니다.

지난 달에 비해 평안북도 신의주 장마당의 식량 가격은 상대적으로 오르지 않았지만 돼지고기와 수산물 가격은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8월 돼지고기 1킬로그램 가격은 내화 2만 원이었으나 9월에 들어서 2만 5천 원, 동태 한 마리는 내화 1만 원에서 2만 원까지 상승했다는 게 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추석에는 돼지고기 가격이 너무 올라 고기를 사지 못하고 추석을 보내는 주민들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신 콩 찌꺼기로 만든 인조고기가격이 조금 싸기 때문에 인조고기 반찬을 제사상에 올리거나 가족이 모여 인조기기밥을 명절음식으로 먹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함경북도 주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19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닿은 무산군의 한 주민은 “추석을 맞으며 무산광산을 비롯한 국영공장에는 국가 식량이 공급되면서 장마당 쌀값이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부침개와 꽈배기(기름튀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밀가루는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추석 제사상에는 산적(고기에 달걀을 묻혀 구운 것)을 반드시 올려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달걀과 돼기고기를 구매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올해는 지난해 추석 때보다 달걀이든 고기든 식품가격이 상승하면서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처럼 돈벌이도 안 되고 물가가 비싸 먹고 살기 힘들 때는 추석 명절이 차라리 없었으면 좋겠다”는 게 북한 주민들의 반응이라는 겁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주민들 속에서는 우리는 이렇게 살기 힘든데, 나라에서는 무슨 돈이 많아서 쩍하면 미사일을 쏘아대며 외화를 탕진하더니 지난 15일에는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떠들기만하고 민생을 외면하는 웃대가리(김정은)를 원망하고 있다”고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박정우,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