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무역회사들이 돼지열병이 중국 전역에서 창궐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품질을 담보할 수 없는 돼지사료를 중국에서 대량으로 밀반입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무역일꾼은 25일 “지금도 평안북도에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급속히 번지면서 목장돼지들과 집(가축)돼지들이 죽어가고 있다”면서 “이런 와중에도 무역회사들은 방역이 검증되지 않은 돼지먹이(사료)를 중국에서 밀수입해 시장에 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에서 밀반입된 돼지사료마대에는 사료 생산자와 품질인증 표기 등이 아예 없다”면서 “돼지열병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국가무역회사들이 오로지 외화벌이 한다며 마구잡이로 돼지사료를 밀수입하고 있으니 우리나라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전국적으로 번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돼지열병 방역에는 관심조차 없고 돈벌이가 된다면 무엇이든 손대는 외화벌이회사들도 한심하지만, 돼지사료 밀수로 벌어들인 달러를 상납하는 무역회사들의 행위를 눈감아주고 있는 당국이 더 큰 문제”라면서 “돼지열병 방역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당국에 대한 주민들의 원망은 날로 커져만 간다”고 강조했습니다.
평안북도 용천군의 한 주민소식통은 “중국 동강에서 평안북도 용천하구로 들어오는 밀선에 실린 밀수품 중에는 돼지사료마대들이 적지 않게 발견된다”면서 “중국산 돼지사료는 위생검역도 받지 않았지만 빠른 시일에 돼지가 크고 살찌게 하는 성장촉진제가 함유되어 있어서 장마당에서 인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단둥주재 북한 무역일꾼은 25일 “며칠 전 본사에서 돼지사료생산과 관련된 사업을 토의하자며 한 간부가 중국 단둥으로 나왔다”면서 “그는 단둥에 상주하는 무역대표들과 돼지사료를 생산하는 기계를 수입하겠다면서 단둥 현지의 사료공장을 둘러보고 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아직도 당에서는 평안북도 등 내륙으로 확산되는 돼지열병 방역보다는 먼저 돼지를 비롯한 축산생산을 늘리는데 여념이 없어 공장 기업소, 농장 등 외화벌이 기관까지 달구고 있다”면서 “이에 공장 기업소와 농장, 무역회사 간부들은 축산증진보다 돼지열병 차단이 우선 아니냐며 당국의 지시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