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수입 식료품 등 생필품을 사재기해 장마당에서 비싸게 되파는 상인들을 반사회주의적이라며 몰래 동영상까지 촬영해 사상비판에 활용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비축한 자금을 기부하도록 강요받은 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용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6일 “요즘 동 여맹조직에서는 여맹회의를 열고 여맹원들의 사재기 장사를 비판하고 있다”면서 “장마당에서 여맹(사회주의여성동맹)원들이 수입산 맛내기 한 개(에) 5천(원을) 붙여 파는 건 성차지 않아 적어도 1만원 이상 붙여 팔아먹어야 기분 좋아하는 사고방식이 비사회주의문화라는 것이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아무리 코로나 방역과 국경봉쇄가 철저하다해도 중국에서 선박 밀무역을 통한 식품수입은 당연히 가능하다며 주로 맛내기, 기름, 비료 등을 수입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당국이 갑자기 장사를 빌미로 여맹조직 통제를 강화하는 이유는 여맹조직 규모가 작지 않은데다 이들이 전부 장마당 장사로 돈을 벌고 있어서 사상사업 강화로 겁을 주면서 돈을 뽑아 내자는 꼼수로 보인다”고 꼬집었습니다.
소식통은 또 “실제로 당국은 강연회에서 여맹원들의 사재기 장사 등을 비사회주의적 현상이라며 사상공세를 높이더니, 마지막에는 지금 나라의 형편이 너무 어려워 돈 쓸데가 많으니 여맹원들이 양심적으로 돈을 기부하고 애국자가 되자고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자금 기부는 양심적으로 하라는 지시이기 때문에 액수가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자발적 기부는 대부분 돈주들이 하기 때문에 최소 천달러부터 시작합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에 주민들은 당국이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여맹조직이라는 걸 교활하게 이용해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사용하며 개인 돈을 뽑아내려 술책을 부린다며 당국의 행태를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평안남도 은산군의 한 주민 소식통도 이 날 “어제(25일) 동 여맹조직에서 여맹원들(을) 집합시켜 ‘자본주의 사상을 뿌리 뽑자’는 강연회를 진행했다”면서 “이날 강연회는 기존과 달리 영상강연회로 진행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당국이 몰래 찍은 장마당 영상에는 골목시장에서 코로나 사태로 부족한 생필품을 사재기로 사들여 비싸게 되파는 장사꾼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면서 “영상에 나오는 장사꾼들은 모두 여맹원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강연 진행자는 ‘코로나 장기화로 사회가 무질서한 틈을 타 일부 여맹원들이 자본주의사회에서 돈만 번다면 부모뻘 (되는) 사람도 등치고 간 빼며 장사하는 자본가 행위와 똑같이 장사한다’며 비판하면서 ‘장사를 해도 서로 돕고 이끄는 사회주의문화를 구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주민들은 “장사 자체가 사고팔고 거래로 돈 버는 행위인데, 서로 돕고 이끄는 장사를 하라는 건 무슨 말이냐며 강연내용을 비웃고 있다”면서 “장사꾼들에게 꼬박꼬박 장세를 받아가는 당국이 할 말은 아니지 않냐”며 반문했습니다.
한편 소식통에 따르면 종합시장 매대에서 당국이 장사하는 주민들로부터 징수하는 장세는 장사 품목에 따라 다른데, 예를 들면 채소 장사는 하루 평균 내화 2천원을 내야합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박정우,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