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북한에서 중앙당이 각 공장기업소들에 파견한 3대혁명소조와 공장 행정간부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실무 일꾼들의 기업관리와 운영방식에 대해 사정을 잘 모르면서 원칙과 주장만 내세우는 3대혁명소조를 공장 간부들은 ‘특수 보위부’로 부르며 비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0일 “요즘 김책제철연합기업소에서는 강철생산에서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산소분리기와 노(로)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 공사는 당에서 파견한 3대혁명소조원들이 지난해 기술혁신운동을 깜빠니아적으로 벌려 사업성과를 거두었다고 당에 보고했던 기계설비”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철강재를 생산한지 일 년도 안돼 제철소 산소분리기와 용광로 내벽에 문제가 생기면서 제철소 생산이 또 멈춰 선 것은 실무자의 경험과 의견을 무시하고 당에서 바라는 철강재생산을 앞당기자며 성과물을 만들어 당에 보고한 3대혁명소조원들의 조급성 때문”이라면서 “기업소의 경영을 당적 원칙으로 지도한다며 실무를 방해하는 일부 소조원의 독단행위로 소조원과 간부들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금도 제철소 행정일꾼들은 용광로 보수작업을 땜 때기로 할 것이 아니라 내화벽돌을 나라에서 공급받아 원상대로 복구해야 철강재생산을 지속할 수 있다며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고 있다”면서 “이에 3대혁명소조원들은 실무 일꾼들이 패배주의 사상에 빠져있다며 중앙당에 소속된 3대혁명소조사업부에 보고해 오히려 해당 실무 간부들이 비판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제철소의 각 직장마다 파견된 3대혁명소조원들은 당에서 파견한 전위투사라는 명분을 내세워 소조원의 활동을 지적하는 간부들에 대에서는 그의 동향과 사업실태를 감시하면서 당적 지도에 반항한다는 자료를 묶어 상부에 보고한다”면서 “소조들과 대립하던 개별 간부들이 철직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간부들 속에서는3대혁명소조를 ‘특수 보위부’라며 비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1970년대 김정일이 조직한 3대혁명소조운동은 사상, 기술, 문화의 모든 분야에서 당의 유일적영도체계를 세우자는 게 목적이었다”면서 “각 공장 기업소에 집중적으로 파견된 3대혁명소조원들은 현장에서 직접 간부들을 당의 사상대로 조종하며 통제하기 위해 파견된 감시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시 3대혁명소조로 파견된 대학졸업생들의 감시망에 걸려 해임 철직된 간부들이 한둘이 아니어서 간부들 속에서는 당에서 발기한 소조운동을 극도로 불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90년대 이후 3대혁명소조운동이 즘즘(주춤)했었는데, 김정은시대 들어서면서 다시 강화되었다”면서 “3대혁명소조원들은 새 세기 산업혁명의 척후병으로서 공장 기업소 기술혁신운동을 당의 사상대로 지도하라는 임무를 부여 받아 기업소의 실무에 간섭하고 있어 공장간부들 속에서는 기업을 제대로 운영하자면 소조기능 부터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