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김정은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의 산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는 소식을 접한 북한주민들은 충격적인 발언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최고존엄의 이중적인 행태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주민소식통은 24일 “어제 (조선중앙)텔레비죤과 노동신문에서 최고존엄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하면서 세계적인 명산이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방치되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면서 “최고존엄의 선임자들이라면 신격화로 떠받들고 있는 김일성, 김정일을 지목해 비판한 것이 아니냐며 주민들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금강산관광사업은 1990년대 말 김정일의 소위 선군정치시대에 남조선의 정주영회장이 김정일을 만나 금강산관광사업을 합의한 이후 막대한 자금을 금강산지구에 투자하면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주민들을 다 알고 있다”면서 “당시 고난의 행군으로 망해가던 우리나라가 금강산관광이 열리게 되면서 외화를 확보할 수 있었고 체제유지에 큰 도움이 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오히려 (김정은이)남조선에 의존한 선대수령들이 금강산을 손쉽게 남조선에 내어주면서 금강산 자연경관을 망쳐버렸다고 비판했다는 내용이
노동신문에 실리자 주민들은 최고존엄이 이제 할아버지, 아버지까지 비판한다는 것이냐며 선임자들에 대한 비판이 마치 닭잡아 먹고 오리발 내미는 것과 같다면서 이중적인 행태를 비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평안남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도 “금강산관광지구를 돌아본 김정은이 선임자들의 정책을 비판한 내용이 우리나라 선전매체 역사상 처음 보도되어 주민들은 많은 의문을 던지고 있다”면서 “심각한 생활난으로 아사자까지 나오면서 당중앙에 대한 민심이 극도에 이르자 불안한 최고수뇌부가 현재의 생활난 책임을 선대수령들의 잘못된 정책에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김정은이 남조선에서 금강산지구에 건설한 건물들이 대피소나 격리병동처럼 너절하고 보기만 해도 기분 나쁘다며 허물어버리고 새로 건설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에 기가 차다는 반응을 보인다”면서 “보여주기 위한 치적쌓기 건설에 쏟아 부은 자금이면 주민들의 식량난은 벌써 해결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한 무역일꾼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북남교류와 협력으로 건설된 금강산관광지구를 돌아본 최고존엄이 남조선의 현대그룹과 합의하고 건설한 금강산 관광지구시설을 꼴볼견이라며 없애버리라고 지시했다는 보도에 무역일꾼들은 너무나 놀랐다”면서 “올해 신년사에서는 조건없이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겠다더니 최고존엄이 자신의 약속을 손바닥 뒤짚듯 저버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고존엄이 중국의 지원을 믿고 배짱부리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남조선에서 막대한 달러를 투자해 건설한 금강산관광지구를 헌신짝처럼 던져버리는 조선이란 나라를 중국에서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면서 “자멸을 자초하는 중앙당의 행태를 보면 우리나라의 앞날이 우려스럽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