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코로나사태의 와중에서 병이나 굶주림으로 길거리에 쓰러진 주민들을 치료도 하지 않고 병원에 방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망한 주민들 중 연고자가 없는 시신은 한데 모아 매장해버린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성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7일 “며칠 전 구멍탄장사로 어렵게 살아가던 누이가 길거리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는 안전부의 통보를 받았다”면서 “안전부에서는 누이가 언제 어디서 사망했는지는 알려주지 않고 군 병원 사체실에서 시신을 찾아가라고 전화로 통지만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안전부의 통보를 받은 즉시 성천군 병원건물 뒤에 허줄하게 지어진 병원사체실에 갔는데 바닥에 방치되어 있는 시신이 너무 많아 놀랐다”면서 “오래 된 시신들의 부패 냄새로 숨쉬기가 힘들어 누이의 시신을 확인하는 데 정말 괴로웠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병원당국은 누이의 사망원인을 길거리에서 갑자기 심장병으로 쓰러져 깨어나지 못한 채 사망한 것으로 알려주었다”면서 “하지만 평소 누이는 심장관련 질병이 없었고 병원에서 허위 진단한 게 아니냐며 항의를 해보았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병원당국은 길거리 사망자는 병원에서 사망원인을 밝혀 가족에게 알려줄 책임이 없다며 시신을 넘겨받았다는 서류에 수기(서명)할 것을 독촉했다”면서 “화가 난 식구들은 코로나사태로 생활난에 몰린 누이가 제대로 먹지도 못한 몸으로 구멍탄을 팔아 식량을 사겠다며 구루마(손수레)를 끌고 가다 길거리에서 쓰러진 것이라고 당국에 대한 분통을 터트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 은산군의 또 다른 소식통은 “올해는 코로나사태가 장기화되고 홍수 피해까지 겹쳐들면서 주민들은 극심한 생활고로 인해 젊은 사람들도 몸이 허약해져 여러가지 질병으로 시달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장사를 해야만 먹고살 수 있기 때문에 장마당이나 길거리를 헤매다 쓰러져 숨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길거리에서 사람이 쓰러지면 주변 사람들이 군 병원으로 옮겨주지만 병원에서는 닝게르(링거수액) 한통도 없어 치료를 하지 못해 대부분의 환자가 사망에 이르고 있다”면서 “환자가 사망하면 병원에서는 즉시 시신을 사체실에 방치하고 사법기관을 통해 해당 가족들에게 시신을 찾아가도록 연락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열흘이 넘도록 해당가족이 사망자의 시신을 찾아가지 않으면 사법당국은 병원 측에 흙구덩이를 파고 시신들을 한번에 암매장하도록 조치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사실이 주민들 속으로 새어나가면서 당국에 대한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