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9월 말, 평양시 외화상점에서 대형 화재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북한당국은 당자금창구인 외화상점 화재의 원인을 적대분자들의 책동으로 보고 중앙사법기관을 동원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30일 “지난 9월 말 오전 7시경 평양시 중구역 동흥동에 있는 외화상점에서 갑자기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외화상점안에 있는 상품창고에서 불길이 시작되어 상점경비원이 급히 소방대에 연락했지만 소방차가 늦게 도착해 불길이 크게 번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다행이 화재가 외화상점영업이 시작되기 전 이른 아침시간에 발생해 인명피해는 없었다”면서 “상점 금고에 보관했던 외화 현금40만달러 정도와 고가상품들이 불에 타면서 손실액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화재가 일어난 외화상점은 평양 낙원백화점처럼 규모는 크지 않지만 평양시에서 중앙당간부아파트가 자리잡고 있고 돈주들이 밀집되어 살고있는 중구역이어서 외화벌이 액수가 상당히 높은 비중있는 상점”이라면서 “외화상점 운영을 총괄하는 지배인은 항일투사의 자녀가 맡고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특히 화재가 난 외화상점에서 번 돈은 중앙은행에 입금되는 것이 아니라 당자금으로 바로 들어가는 당자금 창구로 이용되고 있어 세도가 정말 쎄다(막강하다)면서 “당자금창구인 외화상점에 화재가 발생하자 당국에서는 화재원인을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 무턱대고 적대분자들의 책동이라며 국가수사인력을 동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화재조사 결과 단순한 전기합선으로 인한 발화로 판명되자 평양시민들속에서는 단순화재사고에도 지나치게 예민하게 대응하며 불안에 떠는 당국의 행태에 대해 야유를 보냈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올해부터 평양시에는 주민아파트에 아침저녁으로 시간제 전기가 공급되었다”면서 “일반 주민에 공급되는 전기는 전압이 일정치 않아 세대마다 과전압차단기를 설치하였지만 차단기성능이 떨어질 경우 화재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발생한 외화상점화재도 불안정한 전압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면서 “주택에서 불안한 전압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도 전혀 신경 쓰지 않던 당국이 외화상점화재에는 국가수사인력까지 동원한데 대해 평양주민들이 비아냥거리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