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 교사들, 야간 차량경비원으로 생계 유지

0:00 / 0:00

앵커 : 요즘 북한의 교사들이 심각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교원들은 야간에 차량 경비원으로 고용되어 일당을 받으며 식량을 해결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31일 “요즘 평안남도 은산군 천성노동자구에서는 길가에 세워놓은 화물차들의 밧떼리(배터리)를 도적 맞는 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면서 “먹고 살기 힘든 일부 주민들이 야간에 차량 밧떼리를 몰래 뜯어다 암시장에 넘기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화물차량 밧떼리는 전기 용량이 큰 제품이어서 암시장에서 보통 15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면서 “운전수들은 가격이 비싼 밧떼리를 구매해 차에 끼워놓으면 또다시 밤마다 도적 맞는 사건이 이어지게 되자 차량 경비원을 고용해 경비를 서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운전수들은 야간에 차량 경비원을 고용해 밤새도록 차량을 지키도록 하고 있는데 밤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8시간동안 차 옆에서 경비서는 일당노임을 내화 1만원 지불하고 있다”면서 “차량 경비 일당이 1만원이면 장마당에서 쌀 두 키로나마 살 수 있는 돈이어서 천성고급중학교 교원들이 저마다 차량경비원을 자처하고 있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고급중학교 현직 교원들이 낮에는 수업하고 밤마다 차 경비를 서주고 받은 돈으로 식량을 구입해 생계를 이어가는 현실을 보면서 주민들은 교육자들이 세상을 잘못 만나 일당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다며 그들의 처지를 동정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일 “코로나사태로 주민들이 살기 힘들어지자 요즘은 일부 10대 학생들도 밤마다 도로주변을 돌아다니며 차량의 전조등이나 후사경(거울)을 떼어내 시장에 넘기며 식량과 바꿔 먹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차량부품 도난에 화가 난 운전수들은 밤마다 돈을 들여 차량경비원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차 경비원들은 주로 장사할 시간도 없고 장사할 밑천도 없는 학교교원들이 자진해 서고 있는데, 교원들은 밤마다 차 경비를 서다가 차 부품을 떼어내려고 접근하는 같은 학교 학생들과 마주치는 충격적인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교원들은 공부를 해야 할 10대 학생들이 먹고 살기 위해 차량 부품을 뜯어내는 도난행위를 하면서도 범죄로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하지만 학생들의 교육자인 자신들도 먹고 사느라 차량경비를 설 수밖에 없는 처지가 더 한심해 나라의 현실을 개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서 초-고급중학교 교사의 월급은 1~5급까지 급수 등급에 따라 차별 지불되고 있습니다. 4~5급 교사는 내화 2500~3000원 정도이며 2~3급 교사 월급은 3500원으로 시장에서 쌀 1키로그램도 살 수 없는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북한시장에서 입쌀 1키로 가격은 내화 4400원선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