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북한 서민들이 김장재료를 구할 길이 없어 농장에서 이삭줍기로 김장거리를 마련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런가 하면 간부들과 돈주들은 배추 무 등 김장재료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김장을 담그고 있어 월동준비 김장에서도 빈부격차가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3일 “지금 평안남도 성천, 은산 지역에서는 겨울 한철 식량(김장)을 준비하느라 사람들이 바쁘게 돌아간다”면서 “장마당에 나가보면 뜨락또르, 소달구지, 손수레까지 동원해 김장용 배추, 무 등 김장재료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판매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장마당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김장재료는 중청방 배추와 청무(작고 단맛이 나는 무), 개인텃밭에서 농사한 고추가루”라면서 “중청방 배추 한 키로 가격은 내화 1200원, 무 한 키로 가격은 500~700원, 국산 고춧가루 한 키로는 1만 5천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올해 배추, 무 가격은 가뭄으로 수확이 좋지 않아서인지 지난해 보다 200~300원 상승했지만, 고춧가루와 마늘은 중국산이 대량으로 수입되면서 비슷한 가격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3인 식구의 한 세대가 소비하는 겨울(3개월)용 김장은 최소 200키로, 김치로 찔개(반찬)하고 국이라도 실컷 끓여 먹으려면 200키로 이상 담가야 한다”면서 “겨울 김장을 잘 하려면 쌀 70~100키로에 해당하는 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하지만 가난한 서민들은 이 정도의 돈을 주고 김장재료를 구매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며칠 째 배추 가을(수확)이 끝난 남새농장 밭을 뒤지며 배추 이삭을 주워 모으느라 여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해마다 김장철이 시작되면 같은 아파트 주민들 속에서도 빈부 차이가 극심하게 드러나고 있다”면서 “간부와 돈주는 비싼 배추와 국내산 고추, 마늘을 구매하고, 김장양념에도 중국산 소고기를 넣거나 동해바다 생물 명태를 토막으로 넣으며 김치를 제대로 담그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반면 하루 벌이로 근근이 살아가는 서민들의 경우는 돈이 없어 김장 양념은 고사하고 남새밭 이삭줍기로 모은 길짱구 배추에 소금만 뿌리는 염장 김치를 담가 긴 겨울철을 견뎌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주민들 속에서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올해보다 내년에는 더 살기가 더 힘들어 질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어 서민들은 겨울김장준비에 있는 힘을 다하고 있다”면서 “이삭줍기 배추라도 김치를 많이 담가야 하기 때문에 새벽부터 가을이 끝난 남새밭에 사람들이 몰려 배추 이삭줍기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