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간부, 갈 곳 없는 노모 내쫓아 거리에서 사망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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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평안남도 순천제약공장의 한 당간부가 갈 곳 없는 노모를 집밖으로 내쫓아 추위에 떨던 노모가 길거리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모를 문전박대해 죽음으로 내몬 당 간부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2일 “지난 10월 순천시내 십자도로(사거리)에 있는 식당골목을 지나가던 주민이 길가에서 60대 할머니의 시신을 발견하고 안전부에 신고했다”면서 “주민의 신고를 받은 안전부에서 사망자의 신분을 확인한 결과 순천제약공장 후방부 당간부의 어머니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 간부의 노모는 순천시 련포동에서 따로 살고 있었고 아들인 순천제약공장 후방부 당간부도 련포동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었다”면서 “아들과 따로 살면서 장마당 장사로 홀로 생계를 꾸려가던 노모는 사망하기 한 달 전, 살던 집을 빚꾼(빚쟁이)에게 빼앗기고 살 데가 없다며 아들집에 찾아왔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나 당간부는 갈 곳이 없어 찾아온 친어머니를 문전 박대하며 내쫓았다”면서 ”이에 노모는 순천시내 길거리에서 노숙하다가 추위와 굶주림으로 사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간부라는 사람이 늙은 어머니가 길거리에서 빌어먹으며 노숙한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끝까지 외면해 비참하게 사망했다는 소식이 주민들 속에 퍼지면서 이번 사건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당간부가 노모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지 한달이 지났는데도 당국은 해당 당간부에게 아무런 법적 처벌도 주지 않고 있어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길거리에서 사망한 순천제약공장 후방부 당 간부의 노모는 올해 봄까지만 해도 혼자 장사하며 자기 집에서 걱정없이 살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지난 5월 타 지역으로 시집갔던 딸이 코로나사태로 살기 힘들다며 엄마의 집으로 찾아오면서 노모의 불행이 시작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딸은 시집갔던 지역에서 장사를 하다가 크게 빚을 지게 되었는데 빚 독촉에 시달리다 친정 어머니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라면서 “친정어머니가 장마당 장사를 하며 살아가는 것을 보고는 한달 간 어머니의 집에 얹혀 살더니 어머니가 장마당에 장사하려 나간사이 집을 팔아주는 데꼬(중계인)에게 엄마의 집을 팔아넘기고 받은 현금을 가지고 사라져버렸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딸의 사기행위로 살던 집을 잃어버린 엄마는 생각다 못해 아들집에 찾아가 당분간 살게 해달라고 사정을 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당간부인 아들은 왜 시집간 누이를 받아들여 집을 사기 맞았냐며 집을 팔아먹은 누이와 문제를 해결하라며 순천고급중학교 교원인 며느리와 함께 노모를 문 밖으로 쫓아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고생스럽게 아들을 키워내 당간부까지 되었는데 아들과 며느리가 한 통속이 되어 노모를 쫓아내고 결국 객사하게 만든 것을 두고 주민들 속에서 당간부를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면서 “이 모든 비극은 코로나전염병 방역을 이유로 장사행위를 제한하면서 생계가 막막해진 주민들의 생계대책은 외면하고 장마당 단속에만 열중하고 있는 당국의 비뚤어진 정책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