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영공장들, 생존위해 자본주의 거래방식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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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국영공장들이 자본주의 경영방식으로 심각한 운영난을 타개해나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남도 순천철제일용품공장은 파철자재로 용접봉을 만들어 장마당에 판매함으로써 80일전투과제로 할당된 국가현금계획을 수행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평안남도 순천장마당에는 이른바 ‘8.3용접봉’을 공장에서 넘겨받아 판매하는 철제품 매대들이 눈에 띠고 있다”면서 “’8.3용접봉’이란 순천시에 자리한 철제일용품공장에서 파철자재를 구매해 자체로 용접봉을 생산해 시장에 넘기는 것을 이르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원래 순천철제일용품공장은 철판자재를 중앙에서 공급받아 바께쯔, 숫가락 등 생활필수품을 생산하는 국영공장이다”라면서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사태로 철판원자재를 전혀 공급받지 못해 공장가동이 완전히 멎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미국의 제재와 코로나사태가 겹쳐 원자재 조달길이 막힌 국영공장들이가동을 멈추자 당국은 공장 간부들에게 자력갱생, 간고분투를 유일한 투쟁방식으로 삼고 모든 자재를 자체 해결해 80일전투의 연말계획을 수행하고 총화하도록 했다”면서 “연말계획이라는 게 제품생산이 아니라 국가계획으로 할당된 생산제품가격에 해당되는 현금을 바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현금계획 수행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던 철제일용품공장 지배인과 간부들은 당국이 벌려놓은 국가건설사업이 도처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 수요가 많고 비교적 간단히 생산할 수 있는 용접봉을 만들어 시장에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면서 “지난 10월부터 공장에서는 인근 공장에서 나오는 파철을 구입해 용접봉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이를 장마당에 내다 팔아 국가현금계획도 바치고 공장운영자금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국영공장 종업원 소식통은 11일 “며칠 전 용접봉을 생산하는 순천철제일용품공장에 용접봉을 구매하려 직접 가봤다”면서 “해당 공장에서는 자투리 파철을 잘라 철심으로 만들고 망간토와 부자재로 만든 반죽에 철심을 담그더니, 다시 반죽물이 묻은 철심을 건조하는 수동적 방법으로 용접봉을 생산하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더 놀라운 것은 용접봉 자재인 자투리 파철은 순천철제일용품공장과 마주하고 있는 국영탄광기계공장에서 광차 등을 생산하고 남은 자투리 파철인 데, 탄광기계공장에서는 자투리 파철을 톤당 시장가격으로 계산해 국영공장인 철제일용품공장에 현금으로 판매한다는 사실이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용접봉의 주요 자재인 망간토도 오래 전부터 가동을 못하는 순천유리공장이 순천외곽지역으로 나가 망간토를 채취해 철제일용품공장에 시장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면서 “이런 게 모두 국영공장간의 거래인지 장마당 상인들의 거래인지 헛갈릴 정도로 지금은 국영공장의 운영방법에서 사회주의계획경제 형태는 찾아볼 수 없고 국영공장 간에도 자본주의식 장사거래가 흔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