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북한주민들의 최고 인기는 ‘운세풀이 점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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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해 첫날 북한주민들의 환대를 받으며 최고인기를 누리는 인물은 한해 운세를 풀어주는 점쟁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일 “새해가 시작되며 주민들 속에서 가장 인기있고 대접을 받는 인물은 한 해 운세를 점쳐주고 액땜을 해주는 점쟁이”라면서 “1월 1일 첫날 주민들이 반갑게 맞아주고 정성껏 환대하는 사람은 수령이나 부모가 아니라 점쟁이가 최고”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우리나라 점쟁이들은 관상이나 생년월일로 사주팔자 봐주던 방식이 아니라 ‘토정비결’ 책을 펼쳐놓고 갑·을·병·정으로 해당 주민의 띠를 찾은 다음, 숫자로 계산해 한해 운세를 풀어주고 있어 주민들의 우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토정비결’ 책으로 운세를 점치는 점쟁이가 등장한 것은 점쟁이를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점쟁이들이 증가하고 서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이 붙자 발 빠른 점쟁이들은 ‘토정비결’ 책으로 점을 쳐주는 등 수준을 끌어올리면서 자기가 신이 내린 사람임을 주민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조선말로 번역된 ‘토정비결’ 책은 중국에서 밀반입한 것으로 암시장에서 비싼 값에 판매되고 있다”면서 “점쟁이들의 돈벌이가 짭짤하다는 소문에 머리가 재빨리 돌아가는 젊은 여성들은 ‘토정비결’ 책을 구매하고 점쟁이에게 점치는 방법을 배운 다음 주민들의 운세를 풀이해주며 점쟁이 노릇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중국 단둥으로 사사여행을 나온 황해남도의 한 주민은 “지난해(2019년)6월 사리원에서는 ‘미신행위죄’에 걸려 점쟁이15명이 한꺼번에 처벌을 받았다”면서 “농민들을 상대로 운세를 봐준 댓가로 쌀을 받은 열 명의 점쟁이는 6개월 노동단련대형을 받았고, 토정비결 책을 팔거나 점치는 방법을 배워주던(가르쳐주던) 다섯 명의 여성 점쟁이는 미신을 유포한 죄로 3년짜리 노동교화소에 수감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지역에 있던 점쟁이들이 모두 붙잡혀 가면서 지역 주민들은 한동안 불안감에 사로잡혔다”면서 “갑자기 상사가 닥치거나 자녀가 아프면 액땜을 해주며 희망을 주던 점쟁이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해마다 점쟁이를 단속하고 처벌하는 당국의 통제 수위는 높아지고 있지만 해가 바뀌어도 살기 힘들고 앞날이 불안한 주민들 입장에서는 기댈 곳이 어데 있겠느냐”면서 “당에 기댈 수도 없는 노릇이고 불안하고 허전한 주민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것은 그나마 점쟁이 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