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 올림픽 불참 아쉬워...평화 노력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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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선언과 관련해 아쉬움을 나타내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계기를 찾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6일 체육성을 통해 오는 7월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힌 북한.

북한 체육성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사태로 인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아쉬움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올림픽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 간 화해·협력을 진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지만 신형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그러지 못하게 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앞으로도 체육 등 여러 분야에서 이런 계기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불참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과 관련해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북한이 신형 코로나를 불참 사유로 밝힌 만큼 감염병 상황이 앞으로의 판단에 중요한 고려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아직 대회 개막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북한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최영삼 한국 외교부 대변인 :한국 외교부는 일본이 신형 코로나 방역대책을 세우면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을 지지하며, 올림픽은 세계 평화의 제전으로 앞으로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북한이 참여하기를 기대합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선제적인 북중 국경 봉쇄와 관영매체를 통한 끊임없는 독려 등을 통해 신형 코로나 방역에 힘써온 만큼 불참의 첫 번째 이유는 발표대로 감염병 사태일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다만 미국의 새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한미일 3국이 수시로 대북정책 관련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현 시점에 자신들의 강경한 입장을 대외적으로 관철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 입장에서는 물리적으로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굳이 이 시점에 발표한 것은 결국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마무리 단계인 만큼, 향후 행보에 대한 나름대로의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예정대로 대회에 참가하는 경우 한국 정부로서는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를 개선할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 불참 발표로 인해 이 같은 시도가 어려워졌다고 평가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신형 코로나 사태가 진행중이고 한미일 3국의 안보 책임자들이 만남을 갖고 있는 현 시점에 북한이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북제재에 신형 코로나 사태가 겹쳐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대회에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할 비용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홍 실장은 다만 북한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정부도 신형 코로나 사태 종식이 예상보다 지연됨에 따라 대회가 정상적으로 치러지기 어렵다는 점을 이미 감안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북한의 불참이 일각의 우려대로 남북, 북일 관계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한국 정부가 이번 대회 계기에 굉장히 큰 기대를 갖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거나 결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의 불참에 따라 기존에 세운 계획이 다 무산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북한이 하계올림픽에 불참하는 것은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3년 만에 처음입니다.

앞서 북한은 냉전 시대 반쪽 대회로 치러진 1984년 로스앤젤레스 하계올림픽과 1988년 서울올림픽에 불참한 바 있지만, 이후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는 꾸준히 참가해 왔습니다.

지난 2018년 평창에서는 일부 종목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는 등 8년 만에 동계올림픽 무대에 복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도쿄올림픽 불참을 발표함에 따라 내년으로 예정된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올해 한국에서 치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또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032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도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