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여성들이 가사 노동과 장마당에서의 경제활동, 정권에 대한 충성 노동이라는 3중 부담을 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24일 한국 내 민간단체인 한국여성정치연구소가 개최한 북한여성사회연구 온라인 국제학술회의.
브런웬 달튼 호주 시드니공과대 교수는 이 자리에서 북한 여성들이 장마당에서의 경제활동 등을 통해 가족의 생계뿐 아니라 사실상 북한 경제의 생존까지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달튼 교수는 그러면서 현재 북한 여성들은 가사 노동과 경제활동, 생활총화 같은 정권에 대한 충성 노동(loyalty work) 등 3중의 부담을 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여성들은 자본주의적 시장 활동을 통해 생계를 책임지고 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감시 속에서 북한 정권에 충성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이 같은 충성 노동의 부담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달튼 교수는 이와 함께 북한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통해 부자로 급성장한 사람들의 삶에 대해 알게 되면서 이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 여성들은 장마당에서의 장사를 위해 뇌물을 상납해야 하며 관리들로부터의 성폭력에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달튼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은 북한을 탈출해 한국과 중국, 호주 등지에 정착한 총 41명의 탈북여성들과 지난 2014년 9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인터뷰한 결과와, 현지조사, 1·2차 자료 등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집권 이후 북한에선 공식 경제 부문에 여성들이 진출하고 있으며 과거에 비해 더 강조되고 있다며 경제 영역 전반에 걸쳐 북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 과거에는 시장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을 했던 비율들이 상당히 컸고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동시에 공식 경제 부문에서도 일정하게 경제활동이 조금 더 안정화되기 시작하면서 이 속에서도 여성들의 경제활동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 부분들이 보여서…
정은이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신흥자본가인 돈주의 대다수가 여성이라며 이들은 비공식 경제 부문의 제도화, 암시장 가격의 합법화 등에 기여한 만큼 단순 저임금 노동에 의존하는 소극적인 존재가 아니라 북한 체제를 조금 더 역동적으로 발전시키는 존재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서재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